엄마의 카세트테이프가, 딸의 플레이리스트로…세대를 잇는 리메이크 [추석플리]
등록 2026.09.24 08:01
  • 에스파 카리나-윈터가 S.E.S. 바다와 함께 'Dreams Come True' 무대를 꾸미고 있다. / 바다 인스타그램
    에스파 카리나-윈터가 S.E.S. 바다와 함께 'Dreams Come True' 무대를 꾸미고 있다. / 바다 인스타그램

    엄마가 듣던 카세트테이프 속 그 노래가 이제는 딸의 플레이리스트가 됐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명곡들이 새로운 목소리를 입고 다시 태어났다. 올 추석, 세대를 넘어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리메이크 명곡들을 소개한다. 

  • 유니스-비비-앳하트-룰라의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유니스-비비-앳하트-룰라의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최근 유니스가 신곡 '하늘땅 별땅'을 발매하며 화제를 모았다. 제목부터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 곡은 1997년 발매된 비비의 '하늘땅 별땅'을 유니스만의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곡이다. 원곡 특유의 통통 튀는 멜로디와 발랄한 에너지를 살리면서 Y2K 무드의 키치한 감성과 트렌디한 K팝 사운드를 더했다. 여기에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일부 가사를 수정하며 새로운 '하늘땅 별땅'을 완성했다. 90년대 댄스곡을 새롭게 재해석한 것은 유니스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앳하트는 룰라의 '3!4!'를 리메이크한 신곡을 발표했다. 앳하트의 타임 트래블 프로젝트 일환으로 발매된 이번 신곡은 원곡자인 이현도가 직접 편곡에 참여했다. 원곡이 가진 뉴잭스윙의 청량한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앳하트 특유의 사랑스럽고 트렌디한 감성을 더했다. 나현은 이번 리메이크와 관련해 "저희 어머니께서 채리나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셨다. 선배님의 영상을 꼭 보고 연구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엄마가 좋아했던 가수의 무대를 딸이 직접 연구해 새로운 노래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 에스파-S.E.S.-뉴진스-김종서-레드벨벳-윤종신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에스파-S.E.S.-뉴진스-김종서-레드벨벳-윤종신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1세대 대표 걸그룹 S.E.S.의 'Dreams Come True'는 4세대 대표 걸그룹 에스파의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일환으로 선보인 곡으로, 원곡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사운드에 에스파만의 힙합 감성을 더했다. 카리나와 윈터는 2025년 개최된 'SM TOWN LIVE'에서 바다와 함께 무대를 꾸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는데, 윈터는 "에스파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재미있고 영광스러운 무대"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90년대 명곡의 재해석은 댄스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뉴진스는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OST로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1996)을 다시 불렀다. 몽환적 사운드에 청량한 기타 연주, 뉴진스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지며 색다른 분위기를 완성했다. 윤종신의 '환생'(1996)은 SM 'STATION'을 통해 2017년 레드벨벳의 '환생 (Rebirth)'으로 재탄생됐다. 레트로한 비트와 신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디엄 템포 곡으로 변화된 것은 물론, 랩 파트도 추가해 사랑에 빠진 설렘과 달콤함을 경쾌하게 표현했다. 

  • 오마이걸-파파야-조정석-쿨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오마이걸-파파야-조정석-쿨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히트곡들도 새로운 목소리로 다시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 NCT WISH가 커버 무대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내 얘길 들어봐' 역시 원곡이 따로 있다. 요즘 팬들에게는 오마이걸의 노래로 익숙하겠지만, 원곡은 2000년 발매된 파파야의 '내 얘길 들어봐'다. 오마이걸은 원곡 특유의 시원한 레게 리듬과 친숙한 멜로디에 힙합 비트와 파워풀한 사운드를 더해 새롭게 재해석했다. 여기에 미미의 강렬한 랩과 스컬&하하의 피처링이 어우러지며 한층 경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또 다른 곡은 쿨의 '아로하'다. 2001년 발매된 이 곡은 2020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를 통해 조정석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조정석은 특유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으로 원곡과는 다른 감성을 전했다. 엄마에게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노래가, 딸에게는 좋아하는 드라마의 OST로 완성되며 새로운 추억을 쌓게 헤준 셈이다. 

  • 조이-박혜경-아이유-양희은-아이유-산울림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조이-박혜경-아이유-양희은-아이유-산울림 앨범 커버 / 멜론뮤직 웹사이트 캡처

    조정석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2000년대의 추억을 소환했다면, 조이는 특유의 밝고 청량한 에너지로 그 시절의 명곡을 다시 불렀다. 2021년 발매된 조이의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안녕 (Hello)'은 박혜경이 2003년 발표한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노래다. 원곡의 경쾌한 브라스 연주에 속도감 있는 편곡이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조이는 당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며 "이수만 선생님께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감하고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2000년대의 순수하고, 솔직한 매력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리메이크 곡을 이야기할 때 아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꽃갈피'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오래된 명곡을 자신의 목소리로 새롭게 들려준 바 있다. 그중 가을의 정취를 가장 느낄 수 있는 곡은 '가을아침'이다. 양희은이 부른 원곡을 아이유의 맑고 담백한 목소리로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리메이크한 곡에서는 김창완과 호흡을 맞추었다. 엄마에게 익숙한 목소리와 딸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하나의 노래 안에서 만난 것이다. 올 추석, 같은 노래에 담긴 서로 다른 추억을 나누며 엄마와 딸의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