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착한 가격’ 다시 보기]③'나만의 길' 찾는 브랜드들…전기차 시장 다변화 가속
등록 2026.09.02 17:39

현대차·기아는 기술·용도, BMW는 AS·충전 인프라로 차별화
벤츠·아우디도 럭셔리·디자인 앞세워 소비자 공략
전문가 “타깃층 명확히 하고 상품성과 TCO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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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가장 강력한 경쟁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과 보조금 혜택을 앞세운 전기차가 빠르게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구매 순간의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놓치는 부분이 많다. 자동차는 구매 이후가 더 중요하다. AS·서비스망과 부품 수급, 정비·수리비까지 따져봐야 진정한 가격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 가격 경쟁으로 달아오른 전기차 시장의 ‘착한 가격표’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테슬라와 BYD가 빠르게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을 흔드는 가운데, 다른 브랜드들도 ‘차별화’로 맞서고 있다. 주행 성능부터 디자인까지 브랜드마다 강점을 부각하고 소비자층을 세분화해 공략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기아, 기술·라인업으로 국산 전기차 선도

    2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전기차는 테슬라와 BYD에 맞서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충전 기술을 앞세워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E-GMP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을 선보였다. 아이오닉5는 작년 미국에서 4만7039대가 판매되며 해외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판매 기반을 넓혔다.

    기아는 전기차의 쓰임새를 넓혀 테슬라·BYD와 다른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다.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대표적이다. 기존 전기차와 다른 활용성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1~7월 1만7472대가 판매돼 EV3(2만1898대), EV5(1만9399대)에 이어 기아 전기차 판매 3위에 올랐다. 카니발보다 넓은 실내공간과 상용·가정용을 아우르는 다목적성을 갖췄으며,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 가격이 2000만원대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BMW, 서비스·인프라로 프리미엄 시장 압도

    수입차 시장에서 브랜드별 강점을 앞세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가격이나 주행 성능 외에 상품 완성도와 사후관리 역량까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BMW는 고유의 브랜드 경쟁력에 촘촘한 지원 체계를 더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BMW의 차별화 전략은 전기차 구매 이후의 이용 환경을 뒷받침하는 관리 체계와 충전 기반에서 드러난다. BMW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8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전압 테크니션 480명을 확보했다. 2028년까지 이를 6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충전기는 3030기 이상 구축했고, 국내 최초로 공용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도 도입했다.

    차량 경쟁력 역시 뚜렷하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기관 J.D. 파워의 전기차 소유 경험 조사에서 BMW 플래그십 순수전기 SAV iX가 1위, 프리미엄 순수전기 4도어 쿠페 i4가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해외 평가가 국내에서도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BMW 순수전기차 월 판매량이 처음 1000대를 돌파했다. 더 뉴 BMW iX3는 최근 개편된 보조금 평가에서 국고 275만원을 책정받았으며, 전비·1회 충전 주행거리·충전 인프라 기여도·AS 네트워크 수준 등 관련 전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벤츠·아우디, 럭셔리·디자인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

    다른 브랜드들도 각사의 강점을 앞세워 전기차 경쟁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자체 운영체제(OS)를 처음 적용한 ‘디 올-뉴 일렉트릭 CLA’(신형 CLA)의 국내 사전계약을 1일부터 시작하며 주목받고 있다. 볼보는 소형 전기 SUV ‘EX30’을 중심으로 국내 프리미엄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또 아우디는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 Q4 e-트론을 앞세워 디자인과 기술력을 아우른 상품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에서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없다”며 “가격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으려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의 차이가 필요하고, 다른 강점을 내세운다면 그 가치를 원하는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가격뿐 아니라 유지·수리비와 잔가율 등을 포함한 총소유비용(TCO)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전기차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결국 브랜드마다 어떤 고객을 겨냥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