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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 "'질리지 않는 배우' 되고파…욕 난무하는 코미디 원해" [인터뷰]

이우정 기자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6.02.03 16:55

사진: 넷플릭스 제공

요즘 세대가 가장 선망하는 얼굴이자 성장형 배우로 대세 반열에 오른 고윤정. 그는 지금의 인기를 그저 행운일 뿐이라고 말했다. 분명 그 행운 뒤에는 차곡차곡 쌓아온 배우의 노력이 담겨 있을 터다.

화려한 미모와 달리 담백한 성격의 고윤정은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이하 '이사통')를 통해 또 하나의 인생캐를 선보였다. 톱스타 '차무희'와 그의 그림자 같은 '도라미'를 오가며 부지런히 자신의 언어를 통역해 온 고윤정과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의 통역을 맡게 되면서 펼쳐지는 예측불가 로맨틱 코미디다. 고윤정은 하루아침에 세계가 주목하는 톱스타가 된 예측 불가한 매력의 배우 '차무희'로 분했다. 로맨스물 옷을 입었지만, '이사통'은 복합 장르에 가깝다. 로맨스 사이 미스터리와 호러까지, 여러 재미가 시청자를 매료했다. 고윤정은 이 작품으로 '차무희'와 망상 속 존재 '도라미' 두 인물을 모두 표현했다. 마냥 밝기만 하던 차무희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안타까운 가정사까지, 한 인물이 아픔을 극복해 가는 서사까지 보여주며 한층 성장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Q.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선택 이유?

"제가 워낙 새로운 변화를 불편해하지 않는 편이다. 저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제안받았을 때 설렜다.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결의 캐릭터였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4부까지 대본을 받고 출연을 선택했다.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상황들이 재밌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초반 대본만 받고 들어가서 뒷이야기는 저도 시청자분들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Q. 첫 주연작인 '환혼' 이후로 홍자매 작가와 재회했는데.

"작가님들께서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도 잘 해주셨으니까 이번에도 잘 해줄 거라고 믿는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작가님 작품을 찍고 나면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 든다. 저는 성격이 건조하고 덤덤한 편이라 알록달록한 동화 속에 푹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라 대리만족이 된다. 홍자매 작가님과 작업하는 것의 장점이다. 다만 그만큼 촬영 끝나고 나면 공허함도 있다."
Q. 데뷔 후 몇 년 사이에 스타에 오른 고윤정. 갑작스럽게 톱스타가 된 '차무희'에 공감 가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불안은 항상 행복과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만족도가 높을수록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데뷔 초반 때는 (현장에서) 긴장도가 높고 시야가 좁으니까 몰랐는데, 점점 작품 하나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하구나를 느낀다. 3~4년 전부터는 내가 실수를 하나 하면 작품에도 큰 영향이 간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내가 잘해야 모두의 행복이 오래 갈 수 있다'라는 생각이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Q. 차무희와 도라미. 몸은 하나지만 1인 2역을 소화해야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 어땠나. 둘 중 더 편했던 연기도 있을까.

"저도 몰랐던 전개 방향이었다. 대본을 받고 되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장르가 바뀌는 느낌이 들었고 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무희나 도라미의 교집합이 있다면 '무희를 지키려는 것'이다. 무희는 상처받지 않으려고 돌려 말하지만, 도라미는 무희가 상처받지 않도록 먼저 (상대를) 상처 주는 방어기제 같은 게 있다. 그 맥락을 가져가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도라미가 무희의 통역사처럼,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해 준다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잡아갔다."

"저는 도라미 쪽에 조금 더 가까운 것 같다. (웃음) 그래서 도라미 연기가 더 편했다. 아무래도 저는 돌려 말하는 걸 잘 못하고, 누가 돌려 말하면 잘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무희 대사가 어려운 게 많았다. 이 친구가 하는 말 속 내부적인 의미를 분석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런 것에 힘을 쏟다 보니까 더 직설적이고 앞뒤가 똑같은 도라미 쪽이 편하더라. (도라미가)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라 재밌기도 했다."
Q. 로맨스 호흡을 맞춘 '주호진' 역의 김선호와의 현장은 어땠나. 설렘 포인트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 작품이 로맨스다 보니까 분명히 설렌 지점이 있다. 꼭 이렇게 써달라. 하하. (김선호) 오빠와는 합이 잘 맞았다. 제가 막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내가 이렇게 하면 오빠가 이렇게 해주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 시너지가 좋았다. 각자 준비해 온 재료로 트리를 꾸며내는 것처럼 현장에서 (호흡이)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었다. 척하면 척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선호와의) 나이 차이는 생각한 적이 없다. 처음 미팅할 때는 대선배님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극 중에서 호진이가 점점 무희의 언어를 쓰기 시작하지 않나. 실제 현장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오빠도 점점 좋아하게 되고, 유행어도 점점 따라 해주더라. 그래서 나이 차이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Q. 요즘 '대세 배우' 하면 고윤정이 빠지지 않는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저는 지금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요즘 유행에 맞는,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에 시기가 잘 맞은 것 같다. 미의 기준은 계속 바뀌는데, 운 좋게 (제 미모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

"작품적으로는 '그 인물처럼 보여서'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싶다. 저는 제가 캐릭터로 보일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실제 촬영할 때도 몸을 던져서 하는 편이다. 그만큼 작품 세계관에서 빠져나오는 게 서툰 편인데, 좋게 말하면 계산 없이 연기하고 극 속에 살려고 하는 점이 제 장점 같다."
Q. '이사통'을 통해 '로코퀸'에 등극했다. 앞으로 고윤정이 얻고 싶은 수식어나 반응이 있다면.

"제가 로코퀸인지 잘 모르겠다. (웃음) 저는 코미디 영화는 정말 찍어보고 싶다. 템포가 빠르고 욕도 난무하고, 그런 자유로운 장르를 해보고 싶다. '이사통'에서도 애드리브로 욕을 했었는데, 제가 소질이 좀 있는 것 같다. 하하."

"대중분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대선배님들이 매번 작품 하시는 걸 보면 질리는 게 전혀 없지 않나. 다른 모습을 확연히 보여주신다. 저도 '질리지 않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전과 다른 걸 하고 싶다."

익숙함에 안주하기보다 매번 다른 얼굴로 대중을 놀라게 하고 싶다는 고윤정이었다. 그의 다음 페이지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질 준비를 마친 상태다. 최근 JTBC 새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출연 소식을 전했다. 작품은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로, 고윤정은 구교환, 오정세, 박해준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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