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26 10:57
이봉주(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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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봉주(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봉주(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1세기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은 정부·기업·시민사회 삼자의 긴밀한 협업 속에서만 가능하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현재 사회문제의 특징은 다양성과 시급성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은 여러 분야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도출하고 있다. 발생한 사회문제는 초 연결망을 타고 그 분야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는 동시에 다른 영역으로 빠르게 전파한다. 20세기 산업화 사회에서는 사회문제의 해결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문제는 정부의 역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을 정부의 역할만으로는 담보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역할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 개인이나 주주들만의 소유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위치한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의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은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하나의 방법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사회·경제·환경·문화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지속 가능한 사회다. 우리 사회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 아래 다양한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업사회공헌은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공유가치를 창출하며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기업사회공헌이 ESG라는 개념으로 단순히 기업경영 차원뿐이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의 화두로 대두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투명한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경영 철학이자 일종의 실천 지침이다.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양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시혜적 차원에서 선행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통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향한다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단발성이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을 제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전략적 접근을 통해 활동의 목적과 궁극적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기업사회공헌 활동은 진공 속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이루어질 때 제 가치를 가진다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디지틀조선일보의 '사회공헌대상'은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진작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회공헌대상'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전략적 사회공헌 사업의 모범을 보이는 기업(기관)들을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을 선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올해도 공유가치창출, 사회복지, 국제협력, 소외계층지원, 체육진흥, 자원봉사, ESG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공헌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18개의 기업과 기관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수상하는 18개 기업(기관)의 모범사례가 우리 사회의 기업사회공헌 활동을 21세기형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