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국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고려아연 노동조합위원장(왼쪽)이 1월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장 앞에서 노조원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뉴스1
고려아연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MBK·영풍 측이 이번엔 법원의 가처분 결과마저 왜곡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측은 지난 7일 영풍이 보유하는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 제한을 풀어달라는 가처분이 인용됨에 따라 보도자료를 내고 “불법적인 상호주 구조 형성을 위해 강제된 SMC의 영풍 주식매매거래는 즉각 원상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판결문을 내용을 살펴보면 MBK·영풍 측의 주장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법원은 지난 7일 가처분을 일부 인용, 일부 기각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SMC가 주식회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영풍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결정문을 살펴보면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적용 범위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상법 제369조 제3항은 관련 회사(회사, 모회사, 자회사)가 모두 상법 제4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식회사’에 해당하여야 적용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전제하며 이번 사안의 경우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SMC 및 호주 회사법상 Pty Ltd가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SMC의 영풍 주식 취득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법원의 판단 대상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고려아연측이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영풍이 지난 가처분 판결 직후 다급하게 총 자산의 70.52%, 자기자본 대비 무려 91.68%에 달하는 회사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 전부를 주주총회 의결도 없이 빼돌린 것도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점도 고려아연측은 의심하고 있다.
앞서 SMC는 MBK·영풍 측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회사 차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영풍 주식을 취득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SMC 스스로의 기업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SMC는 세계 6위의 제련소이자 호주 퀸즐랜드주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지난해 9월 적대적 M&A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 30년간 쌓아 올린 사업 기반이 무너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에 온전히 자기 자금과 자체의 판단으로 영풍 주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가 대비 30%가량 낮은 가격에 영풍 주식을 매입해 회사에 이익을 가져오는 등 재무적, 투자적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나 SMC의 일부 투자 건들에 대해 딴지를 걸고 있다고 고여아연 측은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MBK 인수 기업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충격이 채 가시지 않고, 사기 의혹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수천억 대 적자에 이어 수십 일간의 조업 정지로 생존의 기로에 섰다.
고려아연측은 "MBK·영풍은 자신들이 본업에서 벌려 놓은 치명적인 경영 실패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신들의 경영 책임을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전가한 몰염치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