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신세계 제공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중국 이커머스 그룹 알리바바와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이로써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한 지붕 아래 있게 됐는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업계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국내 합작 법인을 만든다. 양사의 출자 비율은 5대 5로 동등하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 지분 80%를 출자하는 방식으로,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 및 별도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플랫폼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파트너십 구축 이유로 꼽힌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한국의 검증된 판매자를 확보하는 한편 한국 시장 진출에 더욱 단단한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5박6일 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당선인과 환담을 나눠 이목을 끌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과 관련 "아시는 바와 같이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미러라고 방문이) 이뤄졌다"며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인사들을 소개해줘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업 확대 계획에 대해선 "사업적인 일이니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기업인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대면에 이어 알리바바와 협력까지 더해지며 신세계그룹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마켓 인수 이후 활로를 찾지 못해 쿠팡·네이버와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던 상황"이라며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와 해외 모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G마켓과 거래하고 있는 60여만 셀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우수 상품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대폭 확대될 수 있어서다.
G마켓 셀러가 판매하는 국내 강소기업의 우수 상품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담기면 50개 국가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0여개 국가와 지역에 소개될 수 있는 새로운 판로가 생긴다.
주요 지역으로는 중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들 지역에서의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인기를 타고 큰 성과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G마켓은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G마켓 셀러의 제품이 추가적인 절차 없이 알리바바 플랫폼에 연계되는 방식이다. G마켓이 셀러들의 글로벌 플랫폼 진출을 위한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본격적인 상품 운영의 경우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고 관련 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는 사업에 속도를 내 최대한 빨리 상품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회장은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앞서 취임식 초청 여부에 대해 정부 사절단이 꾸려지는 대로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