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뉴스1
먹거리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에도 식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식재료 가격과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선 식품이나 외식 등을 중심으로 한 물가 불안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7.5로, 1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해당 지수는 지난 2월 117.4에 머물다 9개월 만에 8.6% 올랐다.
주요 품목 가운데 유지류 가격지수가 대폭 올랐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한 달 만에 7.5% 상승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생산량 감소 전망으로 팜유 가격이 상승했다. 대두유는 각국의 수입 수요 증가로 값이 늘었다. 해바라기유와 유채유 가격도 공급 감소 가능성에 급등했다.
유제품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 지수는 1월과 비교해 17.9% 상승했다. 초콜릿 및 커피 원료 가격도 이상 기후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톤당 1만 2107달러(약 1757만 원)로 전달보다 41.4% 상승했다. 연초 대비 183.2% 오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50원을 넘어섰다.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결정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환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선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원가 압박이 커져 가격 인상 역시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여러 가지 효율화 작업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종 비용 인상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이미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오리온은 최근 초코송이, 마켓오 브라우니 등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과 자유시간,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59% 인상했다. 생수 가격도 올랐다. 농심은 생수 백산수 출고가를 평균 9.9% 올렸다. 앞서 추석을 앞둔 기간엔 오뚜기와 대상 등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기호식품부터 생수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른 가운데 내년에도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부담에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원료의 시세까지 오른 만큼 식품이나 외식을 중심으로 한 물가 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