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2020년 재계에서는 오너 3, 4세를 중심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홀로서기에 나섰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취임, 경영 승계를 마무리했다.
또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9개월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으며,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예스코홀딩스 대표 자리를 맡았다.
세대 교체와 동시에 한 해를 드리운 코로나 여파로 국내 산업계는 주요 업종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비대면 시대를 맞아 반도체, 가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황기를 맞았다. 반면 자동차 등 주요 수출산업과 철강, 정유 등 원자재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여객수가 급감한 항공업계는 인수합병(M&A) 무산,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등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2020년 재계 및 산업계에서 다사다난했던 10대 뉴스를 모았다.
◆ 재계 서열 2위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취임…미래차 선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14일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의 새 수장에 올랐다. 지난 2018년 9월 그룹 경영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직을 맡은 지 2년 1개월여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며 '정의선 체제'의 새로운 현대차그룹의 시작을 알렸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직후 메시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와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율주행 ▲UAM ▲친환경차 ▲로보틱스 등 기존에 설정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분야를 육성하는 데 더욱더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첫 공식 일정으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지난달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울산공장을 방문하며 본격적인 미래차 행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환경차 생산라인을 소개한 정의선 회장은 "내년이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17일 삼성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권오현 사장, 이건희 회장, 최지성 사장, 이재용 부사장, 윤주화 사장, 정칠희 부사장(반도체연구소장), 전영현 부사장(D램 개발실장(왼쪽부터)이 기공식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재계 서열 1위 이건희 타계, 이재용 시대 개막…상속세만 11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이 '오래된 미래'를 현실로 맞이하게 됐다. 이 회장이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지난 6년여 간 그룹을 이끌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3세 경영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이 부회장이 2014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 보여준 경영철학은 '실용·실리'로 요약된다. 방산·화학 계열사를 매각하고, 미국 전장(자동차 전자장비)기업 하만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향후 사업개편 작업의 힌트는 2018년 제시한 4대 성장동력 청사진에서 엿볼 수 있다. 바이오,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5G(5세대 이동통신) 등이 포스트 반도체 전략으로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도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고인이 남긴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11조 366억원이다. 지난 10월 25일 별세한 이 회장의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 기준이 지난 8월 24일부터 지난 22일 종가의 평균으로 결정됐다.
이 회장의 주식을 포함한 재산을 상속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은 내년 4월을 기한으로 상속세 신고와 납부를 마쳐야 하는만큼 내년 1분기 중에 삼성의 지배구조 재편을 비롯해 본격적인 '뉴삼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과 구본혁 에스코홀딩스 신임 사장. /각사 제공
◆ 한화 김동관·LS그룹 구본혁 등 오너 3세 경영 시대 도래
연말 주요 대기업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각 그룹들은 오너 3~4세의 전면 배치로 임원진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4대 그룹 중에선 SK를 제외한 삼성, 현대자동차, LG 모두 3·4세 경영인이 이미 전면에 나섰고, 이번 인사로 한화, GS, LS 등 주요 그룹들도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도 이번에 승진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사표를 제출한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도 향후 한화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임원 인사를 단행한 LS그룹은 3세들이 일부 계열사에서 주요 보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예스코홀딩스 대표 자리를 맡았다. 또 이번 인사에선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부사장도 LS엠트론 대표로 선임됐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전무는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인 E1으로 이동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됐다.
GS그룹은 지난해 말 허창수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허태수 회장이 취임한 후 젊은 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 또 올해 임원 인사에선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칼텍스 상무가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9월 이명희 회장이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에게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씩을 증여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을 겸임하며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지주 제공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껌으로 시작해 재계 5위 기업 일궈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1월 19일 오후 4시30분께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신 명예회장은 1948년 ㈜롯데를 설립해 껌 사업을 비롯,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경영권 갈등 속에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청와대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하례식에 참석했다. /조선DB
◆ 이재용, 정의선·최태원·구광모·신동빈 등 5대 그룹 총수 회동…친환경車 협력
친환경차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와의 회동을 통해 차세대 모빌리티와 전기차 배터리 협력 등 미래 먹거리를 모색했다.
지난 11월 25일 정 회장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을 방문해 신 회장과 만나 자동차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의 협업을 논의했다.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두 총수는 의왕사업장에 위치한 제품전시관, 소재디자인연구센터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회장은 이 부회장과도 지난 5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주연소를 각각 방문해 회동을 가졌다. 천안사업장은 삼성그룹의 2차전지 및 전자재료를 생산하는 곳이고, 남양주연구소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술 메카이다.
지난 7월 7일에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최 회장과 회동했다.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또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의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과 협력 방안에 관해서도 머리를 맞댔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6월 22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만나 미래차 배터리 부문의 양사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차량 천장에 LG전자의 대형 OLED 디스플레이 장착과 내부에는 신개념 가전제품을 적용한 미래차 콘셉트 모델을 선보여 이목을 사로잡았다.
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 모습. /두산중공업 제공
◆ 탈원전 정책에 두산그룹 '직격탄'…계열사 뿔뿔이 매각 3조 자구안 마련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원전·석탄 정책과 두산건설 보유지분 손상차손 등 영향에 따른 장기간 경영 악화로 지난 3월 결국 휴업 카드까지 꺼냈다.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임원 감축 및 사업 조정, 명예퇴직을 시행한 것에 이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행한 것이다.
회사는 4월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계획을 내놨다. 올해 안으로 자산을 매각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1조원 이상의 차입금을 갚겠다는 내용이었다.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이던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액 중 약 1200억원은 채권단 차입금 상환에 사용됐다. 또 두산의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네오플럭스 지분 96.77%(730억원)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기도 했다. 나아가 두산솔루스 지분 52.93%(6986억원)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두산의 모트롤사업부(4530억원)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각각 매각했다.
두산그룹은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그룹의 상징이었던 두산타워 빌딩까지 8000억원에 팔았다. 최근엔 두산중공업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도 모두 완료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두산 대주주들은 지난달 6063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퓨얼셀도 33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게 되면서 자구안 이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 /한진 제공
◆ 한진그룹, 남매의 난…아시아나 인수카드로 반전 계기 마련
1년간 진행되온 한진그룹 오너 3세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는 조원태 회장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그룹 경영진과 다툼 중인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고,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축해 지분 경쟁으로 경영권을 위협했다. 3자 연합은 지난 3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안을 놓고 지분 경쟁에 나섰지만, 조 회장이 자리를 유지하게 되면서 남매의 난 1차전은 조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
이후 코로나 위기 속에서 조 회장은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 사업 매각을 추진하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부를 9906억원 규모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했으며, 왕산레저개발과 칼 리무진 매각도 결정했다. 앞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1조원 규모 유상 증자를 진행했으며, 국책은행을 통한 정부자금도 1조200억 규모로 받았다.
이후 지난달 16일 발표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의가 진행됐다. 양대 국적항공사로 30여년 간 경쟁해온 라이벌을 품에 안게 되면서 세계 7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 발표에 조 회장과 3자연합 간 경영권 다툼은 곧바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3자연합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일단락됐다.
정몽규 HDC 회장.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코로나발 항공업계 합종연횡…HDC·제주 인수 포기 잇단 법적 대응
항공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연초부터 유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해외 여러 국가들은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등 코로나 확산 억제에 총력을 기울였다.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자 여행객은 급감했다. 항공사들 역시 세계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에 국제선 운항을 대폭 감축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올해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을 포함한 국적항공사 이용 여객 수(1~11월 기준)는 3307만8417명으로 전년 동기(8641만244명)와 비교해 약 62% 급감했다. 결국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 했지만, 단기적 업황 회복이 불가능해지자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항공 업계의 대형 M&A는 두 차례나 무산됐다. 대표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이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1년가량 매각 절차를 진행됐지만 결국 인수를 백지화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통합도 취소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이 인수를 결정하면서 32년 만에 복수민항 시대가 막을 내렸고, 매각에 실패한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에도 난항을 겪으며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인수가 무산되면서 계약금 반환을 위한 소송전이 예고된 상태다. 제주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돌려줄 수 없다고 입장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이행보증금(계약금) 환급 소송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갔고, 제주항공도 계약금 반환을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평택2라인. /삼성전자 제공
◆ 산업계 코로나 직격탄…반도체·가전 제외 전산업군 뒷걸음질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 여파로 주요 업종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비대면 시대를 맞아 반도체, 가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황기를 맞았다. 반면 자동차 등 주요 수출산업과 철강, 정유 등 원자재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재택 근무가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PC·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스마트폰, 가전 등도 호황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 이어 3분기에는 12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린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SK하이닉스도 코로나발 혜택을 고스란히 입어 2분기에 1조9467억원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했다.
집안에서의 생활이 대세가 되면서, 가정 내 가전 소비 수요가 늘었고,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부활하는 '펜트업' 현상까지 시장에 불어닥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가전 매출 비중이 높은 LG전자는 3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인 각각 16조9196억원, 95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내수로 버티고 있지만,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면서 11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대차는 올해 3·4분기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260만5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도 판매대수가 186만4000대로 10.3% 줄었다. 현대차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403억원으로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이다.
정유업계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요절벽과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겹치면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가 지난 상반기에 낸 적자만 5조1000억원에 달한다.
울산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로 수출되고 있는 수소전기차 ‘넥쏘’ 2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2대. /현대차 제공
◆ 정부 그린뉴딜·미국 바이든발 친환경 정책 수혜로 친환경산업 '훈풍'
정부는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은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맞춰 실질적으로 '0'으로 줄이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고, 지난달 27일 범부처 전략회의에선 "2050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녹색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스마트 그린도시, 도시숲, 생태계 복원, 먹는 물 관리 등에 나선다. 2025년까지 총사업비 30조 1000억 원 투자, 일자리 38만 7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저탄소 등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2025년까지 총사업비 35조 8000억 원 투자, 일자리 20만9천 개를 창출 할 예정이다.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대응, 친환경 제조공정, 스마트그린 산단의 기반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조성에 나선다. 2025년까지 총사업비 7조 6000억 원 투자, 일자리 6만 3000개를 창출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친환경산업 투자 정책에 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청 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2400조원)를 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인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품목의 한국 뿐만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왔다. 그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동안 4000억 달러를 집행, 배터리와 전기차 등을 조달해 미국이 클린에너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 촉진 등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린수소와 핵융합 반응기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