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최근의 자동차 트렌드를 반영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B 250 4MATIC은 벤츠가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E클래스 한계를 극복하고 소형과 준준형시장에서도 먹혀 들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친 모델로 평가하고 싶다.
이 같은 이유로 벤츠코리아를 통해 한국 시장에도 동시에 내놓은 모델이다. GLB는 벤츠 SUV 라인업의 막내로, GLA와도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앞서 벤츠의 A클래스는 비싼 가격 대비 좁은 공간과 실용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다. 경쟁 수입차 모델과 비교해서 우위점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해결할 해결사로 투입한 GLB는 준중형입에도 불구하고 꽤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벤츠의 프리미엄에 이 정도 가격이면 한번 타보고 결정하면 어떨까 싶다. 그동안 준준형 SUV시장에서 부동의 강자로 군림해온 폭스바겐의 티구안 모델과 비교하면 공간과 가격 등 호불호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수입차시장 1등에 빛나는 벤츠라는 점에서 해볼만한 경쟁으로 보인다.
일단 티구안 보다는 세련된 느낌이다. 나름 너무 깍두기 스럽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전면부에서 이어지는 벤츠 특유의 유연한 라인 때문에 이해해주기로 했다. 조금 더 볼륨감을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많이 든다. 최근 현대자동차 코나 등을 보면 수입차 디자인 경쟁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해외 유명 브랜드 출신의 디자이너가 대거 포진하기도 했다.
뒷모습도 벤츠 삼별이 빠지면 심심할 정도로 보이지만 전반적으론 세련된 느낌이다. 특히 AMG전용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19인치 AMG 5 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 등 AMG 전용 디자인이 기본 적용돼 고성능차라는 고급스러움 느낌이 든다. 솔직히 세련된 거 외엔 특징을 잡으라면 외관에선 크게 느끼기 힘들다. 다만 AMG 답게 마력은 도심 주행에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주행했던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까지 꼬불꼬불한 구간에서도 치고 올라가는 순간 가속력이 시원시원하다.
내부 디자인은 운전석에 앉았을 땐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센터페시아에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이어져 깔끔하다. 눈에 쉽게 들어온다는 느낌을 준다. 센터페시아와 운전석, 조수석에 있는 총 5개의 원형 송풍구는 알루미늄으로 마감돼 스포츠 세단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오히려 외부보다 내부가 스포티하고 젊은 감성이 더 많이 느껴진다.
시트는 아티코 인조가죽과 다이나미카 소재가 조화를 이룬다. 다이나미카 소재는 만져봤을 때 촉감이 스웨이드 가죽과 유사했다. 소위 세무라고 불리는 재질이라면 이해가 빠를듯하다.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50㎜, 1835㎜, 1690㎜이다. GLB 휠베이스는 2830㎜인데 뒷좌석에 앉아도 넉넉한 공간이다. 기존 수입 준준형 세단들보다 레그룸이 좀 더 넉넉한 느낌이다.
벤츠의 GLB 내부/벤츠 제공.
2열 좌석 폴딩 방식은 좀 아쉽다. 좌석 옆에 있는 벨트 끈을 당겨야 넘어간다. 원터치 방식이면 더 좋을텐데 분할시트를 적용해서 그런 듯하다.
뒷좌석은 4:2:4 비율로 분할해 접을 수 있으며, 접을 시 최대 1805리터의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요즘 '차박'이 유행이라 누워보니 성인 175cm 기준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M260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24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낸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시원하게 속도가 치고 올라간다.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포인트이다. 수입 경쟁 SUV 디젤 엔진 모델과 비교해도 우수하다. 또 완전 가변형 토크 배분을 지원하는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탑재돼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구현한다.
에어컨 송풍구가 스포츠세단 같은 느낌을 준다./사진=김종훈 기자.
비포장도로에서 엔진의 동력전달 및 ABS 제어를 지원해 경사도, 기울기 등 주행 상황을 비롯해 서스펜션의 상태까지 디스플레이서 표시해 줌으로써 운전자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풍절음도 적은 편이고 연비도 공인연비가 리터 당 10.5㎞인데 실제 주행에서도 8.9㎞가 나와서 괜찮은 편이다. 판매 가격은 시승했던 GLB 4매틱의 경우 61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