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 독자 콘텐츠 '3色 전쟁'

    입력 : 2018.02.02 10:03

    [단순 플랫폼 벗어나 영역 확대]


    통신3사, 채널 150여개씩 보유… 물량만으론 차별화 어려워져
    "지상파와의 경쟁도 대비해야"


    KT, 아이돌그룹 출연 예능 인기
    SK, 웹툰·다큐 등 장르 다양화
    LG, 어린이용 콘텐츠 대폭 늘려


    KT는 오는 5일부터 자사(自社)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동계 빙상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 '쇼트'를 방영한다. 3월에는 걸그룹 마마무가 출연하는 예능 '운수 좋은 날'도 내놓는다. 이런 식의 독자 프로그램은 작년 6개에서 올해 10여 개에 이를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새해 들어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에서 걸그룹 레드벨벳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레벨업 프로젝트 시즌2'와 드라마 '이런 꽃 같은 엔딩' '시작은 키스' 등을 연이어 시작했다. 이 회사는 올해 콘텐츠 관련 예산을 2017년보다 3배 이상 늘려 프로그램 30여 개를 만들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내 우수동화 110개를 영상으로 자체 제작해 서비스한다.


    통신 3사가 주축인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IPTV) 업체가 독자적인 콘텐츠 제작과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방송채널이나 영상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단순 '플랫폼' 역할에서 벗어나 인터넷TV 시장에서 타사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자체 콘텐츠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드라마·예능 넘어 어린이 다큐까지 다양


    KT가 만든 예능물인 '아미고TV 시즌2'는 지난달부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8일 아이돌그룹인 '워너원'이 출연했던 첫 회 영상은 지상파나 케이블TV의 프로그램을 제치고 한때 포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스토리 라인이 담긴 소설과 시나리오를 확보해 드라마나 예능물뿐 아니라, 웹툰이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독자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모회사인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SM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아이돌이 출연하는 독점 콘텐츠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2일부터 직접 투자한 드라마 'LALA'를 베트남 내 극장 130여 곳에서 개봉한다"며 "해외시장용 콘텐츠 개발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어린이용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책 읽어주는 TV' 프로그램처럼 전문 구연동화 선생님의 목소리와 함께, 동화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알사탕'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등 인기 동화 74개 콘텐츠를 이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해외 유명 다큐멘터리물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본을 다시 풀어쓰고, 어린이 방송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더빙한 '아이들 나라 다큐멘터리' 시리즈 50편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이제는 독자 콘텐츠로 승부한다"


    인터넷TV 업체들이 이처럼 콘텐츠 투자에 나선 이유는 결국 유료방송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독자적 콘텐츠가 마케팅 포인트라는 판단 때문이다. 2008년 말 인터넷TV 출범 초기 때만 해도 인터넷TV 업체들은 실시간 방송채널과 VOD(주문형 비디오)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려는 물량 경쟁을 벌였다. 유료방송 시장의 또다른 축인 케이블TV 업체의 견제 속에서 더 많은 실시간 방송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경쟁력이었다. VOD의 경우에도 한 업체가 "10만편이 넘게 확보했다"고 자랑하면 경쟁사는 "교육용 VOD는 우리가 많다"는 식의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기존의 실시간 채널과 VOD가 보편화되면서 이는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아니게 됐다. 인터넷TV 업계 관계자는 "3사가 각각 150여개의 채널과 수만편의 영화·동영상을 보유한 상황에서 독자 콘텐츠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지상파와 종편, CJ E&M 같은 콘텐츠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