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악몽' 턴 삼성SDI, 7분기 만에 흑자

    입력 : 2017.07.07 09:22

    [2분기 흑자 전망… 주가 50% 급등]


    갤S8 인기로 소형전지 회복세… 편광필름 등 전자재료 호황
    車배터리도 적자폭 줄어 3분기에도 호조세 이어갈 듯
    4차 산업혁명 수혜도 큰 기대


    전영현 사장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홍역을 겪었던 삼성SDI가 7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올 4월 삼성전자 갤럭시S8이 출시되면서 '애물단지'였던 소형전지 부문이 살아났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수퍼 호황 속에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인 전자재료 사업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 초 11만원에 미치지 못했던 주가는 6개월 만에 17만원 후반대까지 치솟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악재를 털고 '다시 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전영현 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창립 47주년 기념식에서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기 위한 영광스러운 도전에 함께하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갤럭시S8 출시에 전자재료 호황까지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SDI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1조4925억원, 영업이익 75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초 대신증권이 영업이익 170억원을 예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 하순부터는 모든 증권사가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2015년 4분기 영업손실 808억원을 시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2016년 1분기), 발화 사고(2016년 3·4분기), 중국 톈진 공장 화재(2017년 1분기) 등 잇따른 악재(惡材)로 인한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일등 공신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의 원인으로 꼽혔던 소형전지다. 이 사업부문은 지난해 3·4분기 사고에 따른 손실과 각종 안전성 검사 비용이 늘어나는 바람에 회사 전체 실적을 갉아먹었지만, 올 2분기엔 갤럭시S8 출시 효과 덕분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SDI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고 이후 1500억원을 들여 각종 안전성 검사를 강화한 것에 대해 거래처인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좋게 평가하고 있다"며 "빠른 사고 대처가 전화위복이 되면서 소형전지 매출액과 이익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국내 산업계를 이끌었던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호조도 삼성SDI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용 플라스틱과 LCD(액정표시장치)에 들어가는 편광필름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 전자재료 부문 매출액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SDI는 올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하며 이 분야 전 세계 4위에 올라섰다. /삼성SDI


    3분기 이후 전망도 밝다. 박강호 대신증권 팀장은 "하반기 삼성SDI의 배터리가 납품되는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는 데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중·대형 전지 출하량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대중화 따른 수혜도 기대


    중·장기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된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1분기 배터리 출하량은 작년보다 93.1% 급증하며 전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메라, 센서 같은 각종 IT(정보기술)기기와 연결되는 자율주행차가 확산되면서 전기차는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5G(5세대) 이동통신이 본격화되는 2020년을 전후해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도 움츠러들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5월 말 헝가리 괴드에 연 5만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이어 차세대 소재 개발과 제조 설비 생산성 혁신과 같은 R&D(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회사가 갤럭시노트7 영향에서 거의 벗어났다"며 "중국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막혀 있는 점은 아쉽지만, 소형전지가 예전 모습을 되찾으면서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