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아마존도... '개방형 음성인식' 전쟁

    입력 : 2017.02.02 09:53

    [IT 기업들, 플랫폼 경쟁 잇따라]


    '개방이 곧 독점' 이라는 트렌드… 처음부터 무료로 서비스 제공
    다양한 파트너 끌어오는 전략, 자동차·가전제품 등 곳곳 적용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스타벅스는 지난 30일(현지 시각) 아마존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알렉사'를 자사의 스마트폰 앱에 시험 적용한다고 밝혔다. 앱을 켜고 매장 점원에게 주문하듯 말하면 자동으로 커피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음성 인식 서비스가 스마트폰·자동차·가전제품 등 하드웨어를 넘어 서비스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존을 비롯해 세계 1위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1위 인터넷 기업 구글, 세계 1~2위 스마트폰 업체 삼성전자·애플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음성 인식 플랫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앞으로는 마우스나 손가락 대신 음성으로 모든 기기를 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음성 인식 서비스 경쟁의 키워드는 '개방'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아마존을 시작으로 구글·MS·애플까지도 다른 업체들이 무료로 음성 인식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제공한다. IT업계 관계자는 "MS의 윈도OS(운영 체제)는 폐쇄와 통제를 통한 독점을 노렸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다"며 "음성 인식 시장에서는 구글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치고 나선 아마존, 뒤쫓는 애플·구글·MS


    선두로 치고 나선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스피커형 음성 인식 기기인 '에코'와 알렉사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어떤 기업이든 자유롭게 알렉사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총 7000개가 넘는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17'에서는 "주인공은 아마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LG전자·하이얼 등 가전제품 업체부터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포드 등이 모두 알렉사를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은 작년 10월 선보인 음성 인식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의 우군(友軍)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이 첫 번째 우군으로 끌어들인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이번 달 공개하는 전략 스마트폰 G6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애플도 그동안의 폐쇄적인 OS 운영 방침을 깨고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에서 먼저 시리를 이용해 아이폰에서 음성으로 차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에 탑재하는 자사의 음성 인식 서비스 '빅스비'를 다른 업체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직접 수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능 향상하고, 독점 위해 개방하는 IT 기업들


    글로벌 기업들이 이처럼 핵심 기술을 개방하는 이유는 '개방이 곧 독점'이라는 최근 IT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구글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OS를 제조사에 공개해 80%를 훌쩍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듯이 음성 인식과 인공지능 역시 처음부터 서비스를 개방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파트너들을 통해 끌어모으는 막대한 데이터는 서비스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된다.


    개방 정책은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자사의 서비스로 유도한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알렉사를 이용해 쇼핑하면 아마존 쇼핑몰로 들어가고, 구글 어시트턴트를 이용하면 구글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음성 인식은 인터넷 포털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이라며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동안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