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逆성장 터널로... 20년 호황 끝났나

    입력 : 2015.11.11 09:29

    [SKT·KT·LG유플러스 통신 3社 매출 첫 동시 감소]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받는 '선택적 요금할인제'에 타격
    "2년내 매출 1조원대 축소"


    新사업보다 투자 줄여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지난 20여년간 매년 수조원 이익을 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이동통신(移動通信) 사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역(逆)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매출이 모두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집 전화나 초고속 인터넷 같은 유선(有線)통신에 이어 올해는 이동통신마저 규모가 줄면서 사상 최초로 통신 3사 매출이 동시에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20년 호황 끝났다


    10일 집계한 통신 3사의 실적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은 올 3분기까지 매출 12조7574억원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12조8748억원)보다 1100억원 정도 줄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매출은 17조원 정도에 그쳐, 작년(17조1638억원)보다 적을 전망이다. SK그룹이 21년 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SK텔레콤을 출범시킨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셈이다. 이동통신 2·3위 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는 2~3년 전부터 이미 매출 규모가 줄기 시작했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5143만명)보다 많은 5328만명이다. 가입자를 더 늘리기가 힘든 상황에서 통신사들은 상대방 고객을 뺏고 빼앗기는 '제 살 깎기'식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올 4월 '선택적 요금 할인제(20%)'가 도입되면서 정체 상태이던 매출이 감소로 돌아섰다. 선택적 요금 할인제는 스마트폰을 살 때 구매 보조금(공시 지원금)을 받는 대신 매달 20%씩 요금을 할인받는 것을 택할 수 있는 제도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류제명 통신이용제도 과장은 "고객들이 보조금에 현혹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갑에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휴대전화 서비스에 2년간 의무적으로 가입·사용하기로 약정하고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6s'를 사면 일시금으로 보조금 12만~15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할인받아서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요금 할인을 택하면 매달 1만여원씩, 2년간 총 25만~30만원 휴대전화 요금을 아낄 수 있다. 선택적 요금 할인제 이용자는 최근 300만명을 넘었다. 미래부의 내부 자료를 보면 지난주 이동통신 가입 고객(기기 변경 포함) 가운데 41%가 보조금이 아닌 선택적 요금 할인제를 택했다.


    통신사들은 그만큼 매출 규모가 줄어든다. 증권업계에선 선택적 요금 할인제 이용자가 2년 내 1000만명을 넘어서고 1조원대 매출 축소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증권사 분석가는 "올해는 보조금 비용이 줄어서 당장은 이익이 늘어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지만, 매달 요금 할인 규모가 커져서 매출 감소가 가시화되는 내년은 통신사에 가장 고통스러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축소로 실적 막는 데 급급…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위기의식이 팽배한 통신 3사는 투자 축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 초 3사가 제시한 투자 예상 금액은 6조4000억원이었다. 하지만 3분기까지 실제 집행한 돈은 3조2952억원에 불과하다. 목표액의 절반만 썼다는 뜻이다. 4분기에 대량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6조원 미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이렇게 비용을 억제해 영업이익은 괜찮은 편이다. 3사는 3분기까지 각각 5192억원(LG유플러스)~1조3062억원(SK텔레콤) 영업이익을 올려, 작년보다 좋았다.


    하지만 한때 연간 8조원을 넘었던 투자 규모가 6조원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망(網)'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통신 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신 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매달 통신료만 받아먹는 데 만족할 게 아니라 사물인터넷이나 비디오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