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07 18:28
변동 대출금리와 고정 대출금리간 격차 더 벌어져
"변동금리 경쟁력 높아져 고정금리 대출 유도 힘들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연착륙의 일환으로 금리상승기에 취약한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줄이고 이자 부담이 일정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변동 대출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고정 대출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변수 여파로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대출의 매력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53~3.84%를 기록하고 있고 고정 대출금리는 연 3.22~4.52%다. 올해 1월 16일 기준으론 고정 대출금리는 연 3.28~4.38%, 변동 대출금리는 연 3.26~4.36%였다. 올해초만 해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에 비해 0.02%포인트 정도 밖에 낮지 않았으나 현재는 0.7%포인트 정도나 유리해진 것이다.
이날 기준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34~4.93%이고, 변동금리는 연 2.65~4.24% 가량이다. 올해초 금리 차이가 0.02%포인트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변동금리 대출의 매력도가 더 커진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도 대출을 받으려면 변동금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 마땅히 손을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변동 대출금리와 고정 대출금리의 진폭이 다를 수 있는 이유는 변동 대출금리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와 연동해 움직이고 고정 대출금리는 금융채 금리와 연동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는 월 단위로 바뀌다보니 그때 그때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반면 고정금리는 장기간 고정되는 특징이 있다보니 은행들은 주로 금융채를 발행해 대출자금을 조달한다.
즉 변동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와 유사하게 움직이지만 고정 대출금리의 기준인 금융채는 국고채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현재 국고채, 금융채 등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우상향하는 추세다. 국고채 5년물의 경우 4월 17일 연 1.79%였던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연 2.1%선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그리스 위기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변동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더 떨어진 반면 고정 대출금리는 국고채 및 금융채 강세 현상으로 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5월 이후로는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은 2015년 3, 4월 신규대출중 고정금리 비중이 각각 33.71%, 56.86%였다. 하지만 5월엔 7.66%로 낮아졌다. 반면 변동금리는 89.40%에 달했다. 6월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90%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은행 한 곳은 올들어 매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늘다가 6월엔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들의 고정금리 대출 실적을 반영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료를 감면하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선 시중은행이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인해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현재는 변동금리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그보다는 금리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정금리 대출 유도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지금은 이보다 분할상환 관행 정착에 집중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는 분할상환대출, 금리 변동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7월중 금융위와 금감원,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가계부채관리협의체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