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배우의 몸과 마음이 아직 연시은을 기억하고 있었다. 첫 촬영부터 마지막까지 연시은 그 자체를 보여줬다. 시리즈물을 연달아 이끌어가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외로운 일인데, 묵묵히 견디며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21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나루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유수민 감독, 한준희 기획총괄과 배우 박지훈, 려운, 최민영, 유수빈, 배나라, 이민재, 이준영이 참석했다. 

'약한영웅 Class 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린다.

유수민 감독은 "'약한 영웅' 시리즈를 만들면서 주요하게 생각한 서사는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루고 싶었다"라며 "Class 1을 통해 성장과정에서 겪는 아픔을 이야기했고, 그 이후의 과정이 뭐가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갔나 고민했을 때 '화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다. 타인과의 화해도 있지만, 나 자신 또한 세상과 화해하고 무언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이 될 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연시은이라는 소년이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으려고 했다"라고 소개했다. 

극 중 박지훈은 친구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트라우마를 안은 채 '꼴통 학교' 은장고로 전학 온 모범생 '연시은'을 연기한다. 수호(최현욱)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간 듯, 웃음을 잃고 스스로 세상과 단절한 그는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돌아가 조용한 학교생활을 원할 뿐이지만, 강제 전학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낙인처럼 따라붙어 그를 괴롭힌다.

다시 '연시은' 역할로 돌아온 박지훈. 전작과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묻자 "조금 더 감정을 깊게 표현하려고 눈빛에 더욱 처절함이 담기도록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서 박지훈의 눈빛 연기가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던 바,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묻자 "어떤 1차원적인 감정을 카메라에 보여준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에 놓인 시은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다. 캐릭터 구축을 할 때 어떤 표현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힘이 들어가고 표현이 잘 안됐다. 그래서 힘을 빼고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면, 시청자 분들도 내 눈빛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라고 답했다.

그뿐만 아니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성장한 전투력을 보여준다. 박지훈은 "콘티를 보면서 시은이가 이렇게 잘 싸웠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전투력이 올라갔다. 시은이가 폭력에 계속해서 휘말리고, 수호한테 배운 기억도 있어서 액션으로도 성장을 한 것 같다"라며 "또 많이 맞기도 한다. 그로 인해서 스스로 쌓아 전투력 노하우가 더욱더 빛을 발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시은의 곁에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게 된다. 최효만(유수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서준태(최민영)를 도운 것을 계기로 연시은은 박후민(려운), 서준태, 그리고 고현탁(이민재)과 만나 웃음을 되찾아간다. 박지훈은 "가족과도 동떨어져 있고 혼자 외롭게 지내던 시은이가 필요했던 것은 친구들인 것 같다"라며 "이 친구들이 각자 가진 매력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더욱 똘똘 뭉쳤고,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의감 넘치는 은장고 대장 '박후민'을 맡은 려운은 "초반에는 밝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뒤로 갈수록 친구를 지키기 위한 처절함과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 소화를 위해 10kg 증량한 것은 물론, 쉬는 날마다 액션 스쿨에 갔다고 밝혔다. 또한 "항상 조금 더 일찍 현장에 가서 코칭을 받으며 준비를 했다"라고 준비 과정을 밝혔다.

한 방 있는 은장고 반전의 빵 셔틀 '서준태'를 연기한 최민영은 자신만의 무기로 "준태는 시은이를 만나 처음으로 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인물이다. 준태가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받고 변화를 해나가지만, 동시에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도 한다. 가장 약해 보이는 준태가 누구보다도 강한 친구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견고함이 가장 큰 무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묻자 박지훈은 "Class 1을 같이 찍었던 배우들과는 또 다른 에너지를 느꼈다"라며 "시은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어떻게 맞서고, 친해지고, 사건을 풀어나가는지 기대하면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유수민 감독 역시 이들의 케미를 기대해 달라며 "연시은이 조금 곁을 잘 주지 않는 성격인데, 저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 시은이한테 다가갈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들이 친해질 수 있을지 어떤 이야기를 써나가는지를 잘 봐주셨으면 좋을 것 같고, 또 은장고를 대표하는 박후민과 일진 연합을 대표하는 나백진(배나라)의 관계성과 서사도 주의 깊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관계성에 대해 언급했다.

유수빈, 배나라와 함께 연시은의 대척점에 서게 될 속내를 알 수 없는 마이페이스 '금성제'는 이준영이 연기한다. 특히 세 사람은 한준희 감독이 연출한 'D.P.'에 등장했던 인물들로 반가움을 더한다. 한준희 기획총괄은 "교복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교복에 잘 녹아드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웠다"라며 "특히 이준영 배우는 '네가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인물로 바꿀까 생각했다'라고 할 정도로 뒤가 없이 캐스팅 제안을 했다"라며 출연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준영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면적인 모습을 가진 친구다.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는 연합의 일원이면서 박후민의 주변 인물들에게 접근을 하고, 연시은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자극과 흥미를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앞서 예고를 통해 공개된 박지훈과의 옥상 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꼽으며 "짧은 시간에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을 했다"라며 "박지훈 배우와 합을 많이 맞추면서 최대한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감독님께서 중심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잘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전해 본 작품에는 어떻게 녹아들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끝으로 이번 시리즈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묻자 한준희 기획총괄은 "'약한영웅 Class 2'가 무슨 이야기일까 생각했을 때 저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에서 시은이가 친구가 있으면 좋다는 내용의 대사를 하는데, 그 말을 하는 시은이의 얼굴이 큰 울림을 준다. 나한테는 어떤 친구가 있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끊이지 않고 폭력이 계속되는 시대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저희가 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라며 "저희는 영화나 시리즈 등을 통해 그러한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하고, 질문에 대해 들으면서 상기하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름메이커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믿고 싶다"라고 답해 '약한영웅 Class 2'를 통해 전할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한편 '약한영웅 Class2'는 오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