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집들이의 메인 와인이었던 로제 샴페인 /필자
바야흐로 봄 입니다.
3월 늦게까지 눈이 내릴 정도로 추위가 있었던 탓에 벚꽃 개화 시기는 다른 해보다 늦고 추적추적 비까지 오는 식목일이었지만 전원주택으로 이사간 지인의 집들이 겸 해서 봄맞이 저녁 모임이 있었습니다.
좋은 자리에서 늘 환영 받는 샴페인 그 중에서도 벚꽃빛을 닮은 로제 샴페인을 준비했습니다.
집에 초대해주신 분의 본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지만 셰프급의 요리 실력을 갖고 계신 분인데 이날 봄을 알리는 달래전을 시작으로 포멜로, 귀오징어, 코끼리조개 귀한 식재료를 이용한 창의적인 음식을 내어주셨습니다.
핑크보다는 오렌지에 가까운 컬러에 잔잔하지만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 그리고 딸기라떼를 마실 때 같은 은은한 딸기향이 마시기 전부터 한모금을 설레게 했고 마셨을 때는 청사과, 배, 레몬 풍미와 구수한 이스트의 숙성향이 둥글게 입안을 감싸주는 좋은 샴페인이었습니다.
봄이 제철인 코끼리조개 볶음 /필자
로제 샴페인 자체가 모든 음식과 매칭하기 좋았던 것도 있지만 단맛이 나던 코끼리조개볶음과 두부와 야채로 속을 채우고 비건라구소스를 곁들인 귀오징어 요리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일반적인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용 포도의 껍질을 침용시켜 빛깔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로제 샴페인은 레드 품종인 피노누아와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 또는 피노뮈니에를 블렌딩해서 만들어지는데 침용 과정도 필요하고 좀 더 숙성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어서 일반 샴페인보다 좀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됩니다.
이 와인은 2-3년 전 쯤 일본 여행 중 와인샵에서 구입했는데 7천엔 선이었던 기억입니다.
비건라구소스를 곁들인 귀오징어 요리 /필자
수년 전 우리나라의 달러 당 환율이 좋을 때는 '제주도 여행 기념품이 샴페인'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국내 면세점에서 돔페리뇽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붐이었는데요,
최근 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그런 얘기는 쏙 들어갔지만 일본 환율은 아직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의 유명 와인샵에 가면 샴페인, 위스키를 고르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주세가 높은 우리나라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저도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한도에 맞게 샴페인 2병은 꼭 사오는 편입니다.
국내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샴페인 얘기를 하면 뭐하냐? 하실 분들이 계실까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로제 샴페인을 한 가지 추천해드리면 '빌까르 살몽 로제 브뤼'입니다. 벚꽂이 만개한 이번 주말, 로제 샴페인 한병 어떨까요?
[와인리스트]
1. 프랑수아 세콩데 브륏 로제 샴페인 그랑크뤼 '실레리' / 비비노 평점 4.0 / 해외 구입
2. 빌까르 살몽 브뤼 로제 / 비비노 평점 4.4 / 국내 수입사 나라셀라
에버포티
☞ 필자 : 에버포티
22년 차 IT 업계 직장인. 주력 25년 차, 와인력 10년 차의 한 때는 주당. 40대 중반인 지금은 70대 초반까지 건강을 잃지 않고 지속가능한 음주를 하기 위해 양은 줄이고 질은 높이는 주생활을 추구하는 중이며 이탈리아의 모든 와인과 이외 힘주지 않은 모든 화이트와인을 사랑합니다. 물론 샴페인은 힘줬어도 사랑합니다. 요즘엔 전통주도 참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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