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주지훈이 사람 살리는 극강의 까칠 의사 히어로로 변신, 새로운 인생캐 경신에 나선다. 여기에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추영우, 연기파 하영, 윤경호, 정재광이 합세해 통쾌한 메디컬 활극 '중증외상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제작발표회가 열려 이도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추영우, 하영, 윤경호, 정재광이 참석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도윤 감독은 '중증외상센터'를 통해 첫 시리즈 연출에 나선다.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함께했던 주지훈의 제안으로 연출에 합류했다. 이도윤 감독은 "첫 영화 이후로 약 10년을 방황하고 있었다. 취향도 재능이라는 걸 스스로 되새기면서 제 취향을 넓히는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주지훈 배우가 연락을 줬다. 대본을 자세히 보니까 백강혁 캐릭터와 주지훈 배우의 결이 똑같아서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 하는 생각에 연출을 맡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작품이 웹툰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를 원작으로 한 바, 이도윤 감독은 웹툰을 실사화하는 과정 중 가장 고심한 부분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어느 정도 이 인물들을 땅에 붙이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에 중점을 뒀다. 웹툰은 보는 사람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르인데, 영상화는 저희가 선택한 것을 보여드려야하기 때문에 어떻게 전개하고 어떤 인물로 보여드리냐가 중요해서 그 표현하는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타 메디컬 드라마와의 차별점을 묻는 말에 "일종의 영웅서사시"라고 설명했다. 이도윤 감독은 "우리가 메디컬 드라마라는 용어를 쓰고 있기는 한데, 어찌 보면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 큰 차별점이다. 부조리한 일들 때문에 사람을 살릴 수 있음에도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백강혁과 그 주변인들이 사람을 살려야 하는 당연한 일을 해나가는 이야기다. 우리 작품은 히어로물이라고 표현하는 방식을 많이 차용했다. 그 안에서 액션과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아 표현할 수 있는 포맷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우리만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실력도 사명감도 있지만 싸가지가 없는 신의 손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보면 오타쿠적이다. 사람 살리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인물"이라며 "왜 그런지에 대한 내용이 작품에도 나온다.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걸 최우선시하다 보니까 다소 까칠하고 거칠게 보이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주지훈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그는 "우리 작품이 굉장히 판타지성이 짙다. 우리가 바라는 것들이나 속으로 상상하는 것들, 정의롭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는 걸 속시원하게 담아낸다"라며 "이도윤 감독님이 글을 쓰고 표현하는 방식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우리 작품과 굉장히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연기적으로는 진중한 소재와 만화적 캐릭터의 간극을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주지훈은 "플롯 자체는 히어로물처럼 되어 있는데 원작 팬분들이 기대하고 계신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만화로 볼 때는 괜찮은데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연기를 하고 음악과 연출이 가미되면 자칫 다르게 보일 수 있다"라며 "극적 재미와 우리가 가진 딜레마, 그리고 관객들이 기대하는 쾌감을 어떻게 잘 버무려서 만들지 고민했다"라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최근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통해 대세 배우로 거듭난 추영우는 극 중 백강혁의 첫 제자이자 항문외과 펠로우 '양재원'으로 분한다. "백강혁의 의료 스킬에 반해서 노예 1호가 된 인물이자 백강혁의 길을 밟고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사투하며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추영우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재원이와 저의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제가 주지훈 선배님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그 마음이 양재원이 백강혁에게 느끼는 감정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알겠더라"라고 전했다.
특히 평소 주지훈을 롤모델로 꼽았던 추영우는 현장에서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선배님의 연기에 집중하면서 에너지를 받았다. 제가 중간중간 선배님께 도움 어린 눈길을 보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되게 편하게 손을 내밀어주셔서 감사했다"라며 "제가 어딜 가든 막내이고 신인 배우다 보니까 긴장도 하고 어려움이 많은데 선배님들이 모두 다 잘 대해주셔서 되게 행복한 현장이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지훈은 추영우를 비롯한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이 이미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신인이지 않나. 저는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단순히 열정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서 (작품에) 아주 잘 녹아들어 줬다"라며 "이때가 제일 (성장하는 게) 잘 보인다. 6개월 동안 성장해 가는 게 보여서 제가 오히려 감사했다"라고 화답했다.
하영은 중증외상팀의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로 분해 카리스마를 펼친다. 장미는 백강혁이 '조폭'이라 부를 만큼 강력한 입김을 가진 인물이다. 하영은 캐릭터에 대해 "환자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증외상팀을 지켜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이 팀을 어떻게든 잘 끌고 가야겠다는 소신을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에서는 간호사가 교수님을 막 쥐락펴락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작품 특성상 교수님을 꽉 잡아 설득하고 협박도 하고, 그러는 걸 잘 살리는 게 재밌는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다"라며 "또 신경 쓴 건, 간호사분들이 굉장히 피곤한 스케줄을 소화하시지 않나. 피로한 모습이나 일상적인 톤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윤경호와 정재광이 각각 아부와 스펙 만렙의 항문외과 교수이자 차기 기조실장 자리는 노리를 '한유림', 백강혁도 인정한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박경원'으로 분해 케미를 더한다. 두 사람은 통쾌함을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윤경호는 "대본을 읽었을 때 이야기가 굉장히 통쾌했고, 메디컬 드라마라기보다는 활극에 가까운 히어로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반가웠다"라고, 정재광은 "대본을 보면서 생동감이 살아있는 걸 느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시청자분들게 그런 것들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중증외상센터'는 지난해 시작된 전공의 파업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메디컬 드라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지 묻자, 이도윤 감독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제 입장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 작품은 현실적으로 보자면 시기가 모호하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중증외상센터가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나. 우리 작품은 이렇게 되기 전,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만화적인 캐릭터로 진행된다. 우리 이야기를 단순히 현실에 대입해서 보시기보다 조금 더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오는 24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