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미국 사우스다코타 신공장 조감도/ CJ제일제당 제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식품업계가 미국에 생산 기지 건설에 나서는 등 현지 투자에 힘쓰고 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세 이슈'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텍사스 주 존슨 카운티에 속한 벌리슨 시를 공장 후보지로 정하고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 및 지원금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협의가 마무리 된다.
SPC는 "미국 제빵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은 투자 금액 약 2363억원, 토지 넓이 약 15만㎡(4만5000평)로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존슨 카운티와 벌리슨 시 지방 정부는 이번 공장 투자 유치를 위해 파리바게뜨에 약 1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파리바게뜨는 해외 14개국에 600여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캐나다에 200여 개가 있다. 북미 가맹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매장 증가 추세에 속도가 붙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품 공급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텍사스 공장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의 식품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수폴스 생산기지는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이를 통해 비비고 만두의 북미 시장 점유율(42%)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현지 롤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해당 공장 외에도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미국에 총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식품업체가 미국 투자에 나선 건 현지 생산역량을 확충하고 고관세 정책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미 행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겠다는 것 역시 핵심적인 이유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유세기간 동안 줄곧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관세가 없다는 점에서 수출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고, 물류비 등도 절약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현지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고용을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고용 국가·지역 정부와도 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가 북미 지역에 운영 중인 매장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점, 뉴욕 맨해튼 렉싱톤 에비뉴점, 캐나다 토론토 영앤쉐퍼드점, 필라델피아 유니버시티점, 캘리포니아 DTLA점, 캐나다 코퀴틀람점./ SP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