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127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즈니와 함께하는 시간을 추진력으로 삼아 앞으로도 변화하고 나아가는 NCT 127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NCT 127이 다시 한번 '공연의 신' 타이틀에 걸맞은 공연을 완성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분명한 주제를 전하며 기승전결이 완벽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군백기를 비롯한 멤버들의 이탈에도 불구,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더욱 견고해진 원팀이 된 NCT 127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영등포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NCT 127의 네 번째 투어를 알리는 단독 콘서트 'NCT 127 4TH TOUR 'NEO CITY - THE MOMENTUM''(엔시티 127 네 번째 투어 '네오시티 - 더 모멘텀')이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양일 전석 매진을 기록, 총 3만 7천 관객을 동원하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에 앞서 객석을 향해 레이저로 카운트다운 알림이 쏘아졌다. 팬들은 입을 모아 "5, 4, 3, 2, 1"을 외쳤고,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VCR이 시작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VCR과 무대의 유기성이 돋보였는데, 위기에 맞서 전투에 나서는 오프닝 VCR을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호흡기를 착용한 멤버들의 영상에 이어 'GAS'가 흘러나왔고, 마치 요원 같은 모습의 NCT 127이 등장했다.
웅장한 포문을 연 NCT 127은 'Faster', 'Bring The Noize', '질주'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특히 전광판을 활용한 연출과 화려한 레이저, 조명 등이 어우러지며 오프닝부터 공연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질주'까지 마친 뒤 다시 한번 영상이 흘러나오며 위기에 빠진 NCT 127의 모습이 그려졌다. 잠깐 숨을 고른 NCT 127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Skyscraper', 'Chain'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무대를 더욱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장치가 마련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Skyscraper'에서는 16M 길이의 거대한 리프트를 활용했고, 'Chain'은 화려한 레이저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이번 NCT 127의 공연에는 고척스카이돔 사상 최대 규모인 110대의 레이저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피라미드 형상을 연출하는 6대의 리프트, 좌우로 설치된 가로 10M, 세로 2M의 슬로프 리프트, 컨베이어 벨트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공연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여러분 재미있어요?" 무려 6곡의 무대를 마친 NCT 127이 팬들에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다. 도영은 전날 후기를 찾아봤다고 언급하며 "3층과 4층의 만족도가 높은 공연이었다고 들었다. 물론 가까이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 거 알지만, 멀리서 봐도 하나의 작품처럼 공연이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와 멤버들, 그리고 연출 감독님께서 뿌듯해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해찬은 "저희는 도영이 형이 말한 것처럼 멋없는 무대는 안 하잖아요"라고 말했고, 이 말의 의미를 증명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NCT 127은 이날 멘트를 최대한 줄이고 26곡의 세트리스트를 구성,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시간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을 통해 첫 선을 보이거나 오랜만에 선보이는 무대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스토리텔링을 고민한 세트리스트가 돋보였다.
여기에 조명을 활용해 비를 튕겨내는 듯한 우산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Rain Drop', 고척돔 천장을 수놓은 은하수 레이저와 감성적인 보컬로 황홀함을 자아낸 '윤슬' 등 한 편의 '영화처럼' 아름다운 순간을 완성하는 등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고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NCT 127은 여러 위기를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이번 VCR을 통해 NCT 127은 자신들의 추진력과 서로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나는 서사를 전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모두 마친 NCT 127은 수십 명의 댄서 군단과 함께 등장, 'Far' 무대를 통해 마치 혁명처럼 느껴지는 깃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영웅', 'Fact Check'까지 이어지며 팬들의 떼창이 고척스카이돔을 뚫을 기세로 울려 퍼졌다.
앙코르 무대에서 역시 NCT 127은 원팀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Intro : Wall to Wall' 무대와 함께 현재 군 복무 중인 태용과 재현의 모습이 VCR로 등장했고, 멤버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 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무대를 마친 뒤 멤버 8명의 실루엣이 담겼고, '삐그덕 (WALK)'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였다. 두 사람의 공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멤버들은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며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정우는 이날 선보인 VCR 영상에 대해 "영화처럼 보이게 구성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투자를 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고, 도영은 "돈 많이 썼다고 하는데, 돈값 하는 것 같나요?"라며 "앞으로도 더 많이 써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당부와 함께 이날 공연장에 대표님이 찾아왔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크는 "여러분이 요즘 넷플릭스에서 볼 게 없을까 봐 우리가 준비했다"라고, 쟈니는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 영화 같았던 것 같다"라며 공연에 대해 돌아봤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팬들과 눈을 맞추는 시간이었다. 멤버들은 이동차를 타고 '사랑한다는 말의 뜻을 알아가자', 'Dreams Come True'를 부르며 다시 한번 나아갈 추진력을 얻었다. 이어 무대로 돌아간 NCT 127을 위해 팬들은 '영원을 알려준 우리칠과 영원을 믿어볼래'라는 문구가 담긴 슬로건 이벤트를 선물했다. 사진을 찍는 시간에 해찬이 '우리칠'이라고 선창하자 팬들은 '사랑해'를 외치며 뭉클함을 더하기도 했다.
해찬은 이날 공연에 대해 "멤버들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했고, 개인적으로는 많이 떨리고 걱정이 됐는데 언제나 그랬듯 형들 덕분에 무사히 멋있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고, 앞으로 NCT 127의 모습을 감히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정말 늘 열심히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여러분이 저희에게 정말 큰 힘이니까 언제나 옆에서 항상 웃으면서, 응원해 주면서 함께 달려가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 팀도 그렇고, 저도 사랑받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라는 말을 꺼낸 유타는 "정말 NCT가 많은 일이 있는 팀이었다. 가끔가다 지칠 때도 있겠지만, 여러분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생각이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솔직히 팀이라는 것과 그 의미,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며 불안함도 있었지만, 이렇게 6명이 하나를 해냈다는 자체가 저한테 더 자신감이 생기는 일이었다. 그걸 여러분이 받혀주었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도영은 이번 공연과 NCT 127에 대한 확신을 전했다. 그는 "정말 건방지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 공연도 2025년 대상 수상을 기대해도 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희 여섯 명이 이렇게 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와 있지만, 연출, 조명, 음향, 응원봉을 제어해 주는 분들까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예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다양한 예술이 모여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무대 뒤에서 노력하는 수많은 예술가분들께 박수 부탁드린다.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영웅' 무대를 할 때 멤버들을 봤는데 진짜 너무 멋있었다. 그렇게 멋진 모습인데 서로의 얼굴을 보면 웃으면서 즐기고 있었다. 이 사람들과 무대를 하면 진짜 오랫동안 겁 없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멤버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가장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며 "그리고 이렇게 저희가 계속 공연할 수 있게 해주는 시즈니한테도 정말 고마웠다. 돌려 말하지 않고, 정말 오래 무대 하고 싶으니까 우리를 오래 좋아해 주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다시 만나는 날'이었다. 멤버들은 돌출 무대 곳곳을 돌며 팬들을 향해 인사를 전했다. 이어 재현이 깜짝 등장하는 쿠키 영상과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를 비롯해 스태프들의 이름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처럼 올라가며 완벽한 기승전결의 한 편의 공연을 완성시켰다. 보통의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추가시간이 있다는 것일까. 팬들의 뜨거운 앙코르 요청에 NCT 127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TOUCH', '삐그덕' 무대를 선보이며 진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NCT 127은 전세계 14개 도시에서 네 번째 월드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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