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가 북미 지역에 운영 중인 매장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점, 뉴욕 맨해튼 렉싱톤 에비뉴점, 캐나다 토론토 영앤쉐퍼드점, 필라델피아 유니버시티점, 캘리포니아 DTLA점, 캐나다 코퀴틀람점./ SPC 제공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식품업체들이 새 활로를 찾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 주에 제빵 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SPC그룹은 텍사스 주 존슨 카운티에 속한 벌리슨 시를 공장 후보지로 정하고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 및 지원금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협의가 마무리 된다.
공장은 투자 금액 약 2363억원, 토지 넓이 약 15만㎡(4만5000평)로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SPC는 "미국 제빵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해외 14개국에 60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미국과 캐나다에 200여 개가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000개 매장 개설에 목표다.
SPC는 "북미 지역 사업 성장에 따라 원활한 제품 공급과 품질 향상을 위해 미국 공장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K베이커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원F&B도 1650억 원을 투자해 유음료제품 공장과 냉식제품 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에 나선다.
1100억 원은 냉식제품 공장에, 550억 원은 유음료제품 공장에 각각 투자한다. 투자 기간은 2026년 1월31일까지며 유음료 제품 공장에는 2026년 4월 30일까지 투자를 단행한다.
신규 냉동·냉장식품 공장은 현재 햄과 김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진천공장 인근에 들어선다. 유가공 음료 공장 부지는 추후 공개키로 했다.
냉식제품 사업과 유음료제품 사업을 확장해 카테고리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동원F&B "향후, 냉장∙냉동식품을 비롯해 유가공∙음료까지 동원F&B가 제조하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에 대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붉닭 열풍에 힘입어 식품업계 첫 '7억불 수출탑'을 받은 삼양식품은 2014억원을 투입해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예상 준공일은 2027년 1월 31일이다.
중국 공장은 중국 내수 시장 전용 제품만을 생산하고, 향후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해외 법인 없이 국내 생산한 물량을 수출한 결과다. 중국 생산법인이 완공될 경우 삼양식품은 국내에 집중된 생산 능력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된다.
삼양식품은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고, 미국과 중국 중 중국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효율적인 입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들여 유럽과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헝가리 공장 1000억원,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 공장 7000억원이 각가 투입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건설 중인 공장은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공장을 통해 CJ제일제당은 연간 30% 이상 성장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 대형화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수폴스 생산기지는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이 공장을 통해 비비고 만두의 미국 내 점유율 1위(42%)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가 해외 생산기지 건립에 나선 건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에 새 활로 찾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생산역량을 확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늘어나는 현지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K푸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생산시설. /CJ제일제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