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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 또한 운명"…혼란한 시국 속 공개 앞둔 '오징어게임2' "현실과 연결돼"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4.12.09 14:06

사진: 디지틀조선DB

넷플릭스가 글로벌 최대 기대작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로 2024년 마지막을 장식한다. 지난 2021년 시즌1의 큰 성공 후 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게임2'가 또 어떤 센세이션을 일으킬지 기대가 쏠린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관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가 열려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가 참석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이날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마리안 리 넷플릭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와 김민영 넷플릭스 아태지역 콘텐츠 부문 VP가 참석해 '오징어게임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영 VP는 "'오징어게임'은 단순히 히트작을 넘어 전 세계적 사회문화적 현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3억 3천만 뷰를 넘어선 넷플릭스 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글로벌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역학, 생존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다양한 관객을 하나로 묶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줬다"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오징어게임'은 한국의 창의성과 뛰어난 제작진, 배우들이 가진 역량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이러한 문화적 도약의 순간을 직접 목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제작발표회에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2'에 대해 소개했다. 황 감독은 "시즌1에서 기훈(이정재)이 딸을 만나러 비행기에 몸을 실으려다 다시 돌아서고 끝나지 않았나. 시즌2에서는 이후에 벌어지는 기훈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게임을 누가 시작하는지 찾아내려 노력하는 기훈과, 그런 기훈을 멈추고 붕괴시키려는 '프론트맨(이병헌)'의 대결이 이번 시즌의 핵심적 갈등 구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지난 시즌에서 강렬하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이목을 끌었던 '오징어게임'은 시즌1보다 업그레이드된 게임으로 돌아온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에서는 여러 가지 차별점이 있는데 일단 시즌1에서 잠깐 등장했던 찬반투표가 이번엔 매 게임 진행이 되면서 조금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라며 "(시즌2에) 투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현실 속 전 세계의 상황을 연결해서 생각해 보시면 재밌을 거다. 새로운 게임도 많이 등장한다"라고 귀띔했다.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은 시즌1에 이어 2에서도 활약을 이어간다. 3년 전 게임에서 우승한 뒤 딸을 만나러 미국으로 가려던 중 복수를 위해 다시 한번 456번이 된 '기훈' 역의 이정재는 "기훈이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감정이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목표가 뚜렷해진 인물로 변화했다. 반드시 게임을 멈춰야겠다는 일념으로 수년간 딱지맨(공유)을 찾으러 다니고, 마침내 게임 안으로 들어가는 인물이다. 저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연기하게 됐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형제임이 밝혀진 '프론트맨' 이병헌과 형사 '준호' 위하준의 서사도 이어진다. 이병헌은 "시즌1에서 프론트맨은 게임을 총괄하고 진행하는 기능적인 역할로 존재했다면 시즌2에서는 프론트맨의 전사가 설명된다. 어떻게 게임에 참여하게 됐는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가 담길 것"이라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기훈이) 잘못된 생각을 한다고 판단하고 깨달음을 주기 위한 행동들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시즌1 말미, 형에게 총을 맞고 바다에 떨어진 '준호'(위하준)는 가까스로 살아남아 다시 형을 찾아 나선다. 위하준은 "감사하게도 준호가 살아나서 시즌2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준호가 (게임 속에서) 처참한 상황들을 목격했고, 형이 프론트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돌아와서 형사로서, 또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형을 찾고 이 게임을 멈추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달려간다. 그런 부분에서 드러날 준호의 냉철함이나 카리스마를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여기에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가 새롭게 합류해 시즌2를 채운다.

평소 '오징어게임 시즌1'의 팬을 자처한 임시완은 코인 투자 방송을 하던 유튜버이자 잘못된 투자로 도망자 신세가 된 '명기'로 분했다. 직접 오징어게임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임시완은 "시즌1을 굉장히 재밌게 봤던 시청자이자 팬의 입장에서 오징어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거지 않나. 처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세트장에 가서 영희 인형을 실제로 접했을 때 벅차오르는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다. 영희의 목이 돌아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전율이 일었다.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회상했다.

박규영과 이진욱은 각각 딸을 둔 엄마, 아빠로 분해 모성과 부성애 연기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돈을 모아 북에 두고 온 어린 딸을 찾아오려는 탈북자 '노을' 역의 박규영은 "노을이를 관통하는 큰 감정은 딸을 잃어버렸다는 죄책감과 되찾아와야 한다는 마음이다. 돈을 벌어 딸을 찾기 위해 노을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공개되면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특히 박규영은 '오징어게임2' 참여 소식을 듣고 "신기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TV에서만 뵙던 선배님들을 실제로 뵙고, 인터넷으로만 뵀던 황동혁 감독님을 실제 만나 작업할 수 있어서 신기할 따름이었다"라며 "데스 게임이라 난도 높은 촬영이 많았는데도 현장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했다"라고 떠올렸다.

박성훈과 강하늘은 짙은 캐릭터성으로 '오징어게임2'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성확정 수술을 마치기 위해 돈이 필요한 트렌스젠더 여성 '현주'를 연기한 박성훈은 캐릭터에 대해 "이타적이고 용맹하고 리더십까지 갖춘 정의로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강하늘의 에너지에 감탄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강하늘이) 본인은 말수가 적다고 하는데 항상 쉬는 시간마다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더라. 놀라울 정도로 쉬지 않는 (강하늘의) 입을 보면서 놀라웠다"라고 전했다.

이에 동조하듯, 동료 배우들 역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강하늘을 꼽았다. 해병대 출신이라 떠벌리는 붙임성과 넉살 좋은 성격의 소유자 '대호'로 분한 강하늘은 "분위기가 안 좋을 이유가 없었다. 언제 이렇게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작품을 해보겠나"라며 "특히 이정재 선배님과 누가 먼저 인사를 많이 하나 대결을 했는데 제가 항상 이겼던 것 같다"라며 캐릭터만큼이나 돋보이는 붙임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조유리와 강애심, 이서환 역시 엄청난 흥행작에 합류하게 된 설렘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잘못된 투자 정보를 믿었다가 거액을 잃고 게임에 참가하게 된 명기의 전 연인 '준희' 역의 조유리는 "저도 너무나 신기했고,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첫 연기에 나선 소감을 전했고, 기훈의 친구이자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된 '정배' 역이 이서환은 "시즌2 제작된다는 소식이 나오고 주변에서 계속 물어봐서 '내가 왜 나와' 했는데 사실 잠을 못 잤다. 온갖 생각이 들었다. 기대를 내려놓고 있었는데 연락을 주셨고, 제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준비했다. '올 게 왔구나' 하는 긴장과 설렘,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느껴졌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양동근과 모자지간으로 나서는 강애심은 극 중 아들 '용식'(양동근)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가한 '금자'를 연기한다. 강애심은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내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찍기 전에 팔을 크게 다쳐서 '역시 내가 할 일이 아니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촬영에 합류할 수 있었다. 제가 액땜을 다 해서 나쁜 것들을 쫓아냈다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예정이었던 '오징어게임2'는 최근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연일 혼란에 휩싸여 있는 국내 상황 속 작품을 공개하게 됐다. 황동혁 감독은 "이런 시국에 공개를 하게 돼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어느 누구나 그랬겠지만 계엄 발표를 믿을 수가 없었다"라며 "말도 안 되는 일로 국민이 거리로 나가야 하는 우울한 연말을 보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입장으로서 너무나 불행하고 화가 나는 일이다. 빨리 탄핵이 됐든 하야가 됐든, 책임을 질 분이 책임을 지셔서 국민에게 행복하고 축복받는 연말을 돌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에 작품이 공개되는 것 또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하지만, 작품을 보시고 나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런 갈등과 분열, 격변들이 마냥 동떨어지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며 "우리 작품이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세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어떤 의미로든 도움과 위로가 되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3년 만에 더 압도적인 스케일과 탄탄해진 서사로 돌아온 '오징어게임2'는 오는 26일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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