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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영영손실이 경영진 탓? 김기만 대표에게 쏠린 눈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4.10.23 10:56

김홍국 큰 형 김기만 단독대표 체제 전환
'적자 눈덩이' 하림산업, 5년 새 대표 4번 물갈이
자금줄 전락한 하림지주...하림산업 투자 지속

The미식밥 선보이는김홍국 회장 /뉴스1

하림산업의 전략부재에 따른 영업손실을 전문경영인 탓으로 돌린다는 지적이 끊이지않고 있다. 지난 7월 민동기 공동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 자리에 오른 김홍국 회장의 큰 형 김기만 대표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하림산업은 제조설비 설립을 시작한 2019년부터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지만, 최근 5년 새 4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그룹차원의 자금 몰아주기에도 가정간편식 사업의 손실이 지속되자 대표이사 탓으로 돌린 사장 교체 인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 업계선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인 신사업이 그룹 전체에 재무적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성장 동력 차원에서도 힘을 잃고 있다고 평가다.

23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 7월 김기만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민동기 공동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약 1년 반 만에 물어났기 때문이다. 민 전 대표는 1985년 하림 계열사 선진에 입사해 팜스코·제일홀딩스·하림펫푸드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특히 하림펫푸드 시절엔 사업 흑자전환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성과를 인정받아 선임된 민 대표마저 사임하면서 과연 이런 결과가 전문경영인 탓인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2019년 이강수 전 공동대표를 시작으로 2021년 윤석춘, 2022년 허준(직무대행)까지 취임 약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이 같은 사태가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추진된 가정가편식 사업 부진과 직결된 부득이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장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대표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상 대표이사에 2~3년 임기를 보장해주는 건 업무를 파악하고 전문 경영인의 노하우를 녹여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이미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는데 전략도 없이 사업이 흥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하림산업은 그룹 식품 계열사로 지난 2012년 설립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종합식품기업을 선언하면서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했다.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을 내세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프리미엄과 고가 전략을 편 더미식은 '더미식 라면'을 시장에 공개했다.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발탁, '스타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이후 만두, 즉석밥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영역을 넓혔다.

그러나 출시 초기부터 높은 가격 대비 맛과 품질에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가정간편식 제품 가운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은 찾기 어렵다. 일례로 장인라면 담백한맛·얼큰한맛(4개입)은 대형마트에서 7800원에 판매되는데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놓은 신라면 블랙(4개입)이 61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25% 가격이 높다.

하림산업은 간편식 사업 전개 이후로 현재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은 2021년 매출 217억원을 거뒀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58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영업손실 868억원으로 적자는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60.6%에서 110.6%, 124%로 증가했다.

이 기간 판매관리비 속 주요 항목인 광고선전비도 크게 늘었다. 2021년 68억원에서 2022년 128억원, 2023년 262억원으로 매년 두배 가까이 증가하며 영업손실만 키우고 있다.

주요 제품 매출 감소세 역시 뚜렷하다. 올 상반기 더미식 즉석밥 매출은 67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보다 17% 줄었고, 더미식 라면 매출도 15% 감소한 72억원을 기록했다.

불어난 영업손실은 하림산업 지분 100%를 보유한 하림지주가 떠안고 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1000억원, 올해 초 300억원 등 운영비 명목으로 하림산업에 총 1300억원을 출자했다.

일각에선 김홍국 회장의 전략 부재 속 무리한 신사업 확장이 결국 하림산업은 물론 하림지주와 계열사들까지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고가 정책을 펼친 것이 눈덩이 영업손실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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