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 평소 회의 시간에 혼자 공상을 하거나 멍하니 앉아 있는 일이 많고 업무 지시를 받으면 한 두 가지를 빼먹는 실수를 계속한다. 한 가지 일도 집중을 하지 못해 오랫동안 붙잡고 있고 이로 인해 상사나 동료들에게 자주 지적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위축되고 의욕을 상실하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더 떨어지곤 한다. 또 모임이나 약속을 자주 잊어버리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서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인 ADHD는 무엇인가요?
ADHD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보통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져 성인 100명 중 4명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기에는 주로 과잉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주변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성인이 되면 과잉행동이 줄고 부주의로 인한 문제가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원래 덤벙거리는 성격이야’, ‘의지가 부족해서 그래’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받지 않아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어려움이 지속되곤 한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학창 시절에 대해 물어보면 준비물이나 숙제를 잊어버릴 때가 많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자주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학교에 자주 지각하고 시험이나 발표는 주로 벼락치기로 밤을 새워 준비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잘 하는 과목은 열심히 했지만 싫어하는 과목은 집중하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했다고 회상한다.

성인 ADHD는 어떤 문제를 유발하나요?
성인 ADHD를 진단 받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건망증, 물건 분실, 시간 관리의 어려움, 잦은 업무 실수이다. 특히 충동이나 주의력 저하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진급을 위한 시험, 중요한 프로젝트,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실패를 거듭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고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반복된 실패를 겪으면서 우울, 불안, 분노, 자괴감 등의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기 쉬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술, 담배, 게임 등에 중독되기도 한다. 또한 계획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소비하거나 잦은 분노 폭발, 감정 조절의 어려움으로 주위 사람들과 다투는 경우도 많다. 한편 자신의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하면서 비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인 ADHD 환자의 85% 이상이 다른 정신과 질환을 동시에 경험하였는데 가장 흔한 질환은 불안 장애, 기분장애(우울증, 조울증), 충동 조절 장애, 물질 사용 장애(알코올 및 니코틴 중독) 등이 었다. 성인 ADHD는 그 자체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지만 2차적으로 발생하는 정신 질환으로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성인 ADHD 환자의 뇌를 MRI로 확인하면 전두엽에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DHD는 대부분(80%) 유전자에 의한 뇌 기능 차이로 발생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왔기 때문에 뇌의 문제를 주위 사람들의 훈계나 스스로의 의지로 바로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치료의 기본은 약물 치료이다. ADHD 약물을 복용하면 전두엽 및 이와 관련된 뇌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데 환자의 70%가 약물 치료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꾀하는 인지행동 치료를 함께 시행하여 일상 생활을 관리하고 정서적인 문제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성인 ADHD 환자들은 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계속되는 좌절을 겪고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업무에 대한 집중도나 효율성과 함께 우울, 불안, 충동 조절의 어려움도 함께 호전된다. 따라서 아래의 자가 진단표를 통해 성인 ADHD가 의심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 음영 부분에 속한 답이 4개 이상이면 ADHD를 의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