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각 사 제공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높이면서 빚투 논란이 일고 있다.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3000억 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 등은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콜옵션의 가격 등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아 주주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고, 울산시장을 비롯해 시의회와 각 시민사회단체 등 향토기업을 살리겠다는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소액주주들과 협력사까지 나섰지만, 영풍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에 더해 3000억 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빚만 무려 1조 8000억 원.
고려아연의 경영진과 핵심기술진, 그리고 노동조합 등 근로자들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가 인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번 M&A에 더 많은 돈을 쓸수록 비철금속 제련업과 이차전지 산업,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고려아연의 핵심 인력과 기술, 자산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