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무실에서 고려아연 CTO 이제중 부회장 및 핵심기술인력들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는 강력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려아연 제공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주주 여러분!
고려아연 부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입니다. 오늘 저는 분노와 실망을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우리 회사의 핵심 기술인력들이 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50년 동안 피와 땀으로 일구어 온 대한민국의 자존심,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께 MBK 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우리 고려아연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우리의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의 주요 산업에 핵심원자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될 기간산업입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수십 년간 밤낮없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해 온 우리 엔지니어, 연구원 그리고 현장 근로자들의 눈물 어린 노력의 결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우리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그들은 우리의 기술,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오직 돈, 돈, 돈뿐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이런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영풍 장형진 고문의 행태입니다. 장형진,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석포제련소 경영 실패로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를 일으켜 국민들께 빚을 지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기업사냥꾼인 투기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습니까? 50년 동안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온 우리 임직원들의 노고를 당신은 뭘로 보고 있습니까? 이는 우리의 피와 땀이 어린, 우리의 자긍심 넘친 일터를 짓밟고자 하는 행위, 우리나라를 팔아먹고자 하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현 상황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영풍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사업은 부진하여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었으며, 심지어 인원 감축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경영의 모습입니까?
영풍의 경영진을 보십시오. 그들은 경영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집중할 뿐, 영풍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영풍 장형진 고문은 그동안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자로싸이트cake, 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영풍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장형진 고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우리 고려아연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비전을 통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는 초우량기업입니다.
여러분,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합니까?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의 모든 실적과 미래를 위한 비전과 미션은 현 경영진과 기술자들, 그리고 모든 고려아연 임직원이 함께 이룬 것입니다. 따라서 저를 비롯한 핵심 기술인력들, 그리고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저들과는 절대로 함께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주주 여러분!
고려아연은 결코 투기자본의 돈벌이 수단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숭고한 사명이 있습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소재와 에너지를 가장 안전하고, 가장 친환경적이며,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사명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하고, 미래를 준비해 왔습니다. 이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만약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의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입니다.
우리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입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엄중히 경고합니다.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입니다. 우리의 기술, 우리의 노하우, 우리의 50년 역사가 저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주주 여러분!
우리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부디 우리의 절박한 호소를 들어주십시오.
우리와 함께 고려아연을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고려아연 부회장 이제중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