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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연차 찰수록 좋은 퀄리티 보여주는 것이 의무"…키가 '플레저숍'으로 돌아온 이유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4.09.23 13:14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차가 찬다고 해서 예산이 줄어가는 것보다는 늘어갔으면 좋겠고, 점점 더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이 저의 의무 아닌 의무라는 생각으로 (이번 앨범을) 준비한 것 같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는 세 번째 미니앨범 'Pleasure Shop'(플레저 숍)을 발매하고 컴백하는 샤이니 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 앨범 이후 1년 만에 돌아오는 키는 "열심히 준비를 했다"라며 "본업이 가수기 때문에 당연히 준비가 되면 나와야 하는 사람인데,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앨범 발매일은 키의 생일로 의미를 더한다. 키는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고, 팬들께도 기념할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다"라며 "이때쯤 앨범을 낼 예정이었는데, 계산을 해보니까 생일에도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것 생일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특별한 기념일을 완성한 배경을 전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공개된 티저 콘텐츠 등을 통해 키는 사이보그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Pleasure Shop'이라는 워딩이 좋았다며 "마냥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쁨을 파는, 사람을 홀리는 대상이 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든 감정이 다 사라진 나는 어떤 존재일까 고민하다가 나온 콘셉트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척하면서 기쁨을 뺏어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 존재로 사이보그를 결정했다"라고 소개했다.

다만 키는 이러한 모습을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그만의 레트로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키는 "사실 기술이 너무 좋다. 여러 가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지만, 사진이나 영상 등에서 아날로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팔에 차는 특수 분장 같은 것은 직접 하려고 했다. 제가 예전 영화 등을 좋아하는데, 그때 사용하던 아날로그적인 표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콘셉트의 경우 레트로와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90년대 SF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저의 취향이 반영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즐거움을 선사하는 'Pleasure Shop'과 그곳의 오너인 '사이보그 키'의 이야기를 전반적인 테마로 녹여낸 새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하우스 장르 위주의 총 6곡으로 구성돼 키 음악 특유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키는 2015년 발매한 샤이니 'View'(뷰)를 떠올리며 "저한테 하우스 장르가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당시 메이저 업계에서 하우스 장르가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 그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요즘 자주 보이는 것을 보며 제가 팀으로 했던 것인 만큼, 저의 정체성일 수도 있고, 솔로 가수로서도 표현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하우스로 처음부터 결정을 짓고 곡 수집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하우스 장르의 매력을 묻자 키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후렴구로 다다를수록 뭐가 나올지 모르는 그런 기대감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여러 요소 중 하우스가 있고, 내 안에 꺼낼 수 있는 한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한 가지 장르만 하는 아티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체성을 얘기하기에는 어렵지만,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항상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가수를 꿈꾸고 있다"라고 답했다. 

타이틀로 선정된 'Pleasure Shop'은 독특한 신스 패드 패턴과 드럼 비트가 댄서블하게 어우러진 일렉트로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청량한 보컬과 다이내믹한 랩을 오가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키가 작사에 참여한 가사에는 자신만의 세계로 사람들을 이끄는 '사이보그 키'의 스토리를 담아 듣는 재미를 한껏 높인다. 키는 "사실 참여했다는 말이 조금 걸린다. 내 이름을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회사에서는 그 정도도 이름을 넣어야 된다고 해주셨다. 제 노래니까 원하는 포인트를 수정한 정도"라고 말했다.

키는 "막연하게 밝은 하우스 곡으로 '저한테 오면 기쁨을 줄게요'라는 내용은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가사 곳곳에 조금은 '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배치해서 기쁨을 얻으려고 하지만, 결국엔 얻지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을 담았다"라며 "'플레저 숍'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제가 느꼈을 때는 아예 불행한 사람들보다는 기쁨을 조금밖에 느끼지 못해서 더 기뻐하고 싶은 사람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 기쁨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안에서는 기쁨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상상하며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타이틀 선정 이유를 묻자 "사실 곡을 정할 때 선택지와 함께 어떤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는데, '플레저 숍'이라는 워딩 자체가 좋았다. 마케팅이나 티징 콘텐츠 등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생각이 났다. 보통 회사와 의견이 갈릴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제가 원하는 대로 투표가 흘러갔고, 다들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꼈다. '플레저 숍'이 선택받은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새 앨범에는 반복적인 신스 아르페지오와 리드미컬한 킥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곡 'Overthink'(오버띵크), 나일론 기타를 중심으로 경쾌한 오르간 연주와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어우러진 하우스 장르의 댄스 팝 곡 'Golden'(골든), 다양하게 레이어링 된 베이스 사운드와 밝은 신스 코드, 경쾌한 스냅 사운드가 매력적인 레트로 하우스 장르의 'I Know'(아이 노우), 풍부한 베이스라인 위로 리드미컬하게 펼쳐지는 퍼커션 사운드와 클랩 사운드가 특징인 펑크 기반의 팝 곡 'Going Up'(고잉업), 드럼 앤 베이스 리듬 패턴이 주를 이루는 업 템포 비트의 인디 팝 곡 'Novacaine'(노바케인) 등이 담긴다.

특히 'Overthink'는 타이틀곡 경합을 벌이기도 했던 곡이라며 키는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다. 'Pleasure Shor'이 사이보그의 시점이라면, 'Overthink'는 유혹을 당하는 사람의 시점이다. 이번에 컴백할 때 함께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타이틀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무대와 표정, 표현 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이 곡의 비디오 역시 나올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I Know' 역시 타이틀 후보 중 하나였다며 "하우스 장르에 가까운 곡으로 이 앨범 안에서 어떤 환기를 시켜준다. 콘서트에서 무대를 할 때도 즐거웠다"라며 "앨범을 준비하며 저한테 굉장히 빨리 찾아온 곡이다. 여자 데모 곡이었는데 그걸 키를 낮춰서 저한테 맞게 바꾼 곡인데 듣자마자 매력적이라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됐다. 타이틀곡을 두고 사실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전해 완성도 높은 앨범이 탄생한 비결을 전했다.

이렇게 완성된 키의 음악은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준다. 샤이니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당연히 저는 시대를 빨리 읽고 싶어 하고, 연차랑 상관없이 늘 활동하는 가수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음악에도 연결되는 것 같다. 사실 제 노래를 고를 때도 '샤이니 것 같다'라는 등의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생각을 빼고, 그때 들었을 때 제가 좋고, 뒤처지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까 거기에 맞게 직원분들도 노력해 준다는 생각이다. 저희만 할 수 있거나, 혹은 저희의 색이 입혀졌을 때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청사진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다. 키는 "제가 추구하는 어떤 것이 있기보다는 예전에 지금 이 연차에서 컴백을 하거나 축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다. 평균적으로 말하는 직업의 수명이 있기 때문에 내가 나중에 뭐를 하고 있을까에 대해 막연히 생각을 했는데, 지금 저희 팀은 건재하고 있고, 이렇게 앨범을 내고 있다. 다른 미래를 그리기보다는 이게 자연스럽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 계속 꾸준히 앨범을 내고 지치면 때로는 쉬자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저희가 앨범을 몇백만장씩 파는 그런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면 된다고, 팬들이 원하면 언제든 결과물을 내고 잘 할 수 있다는 좋은 예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키의 세 번째 미니앨범 'Pleasure Shop'은 오늘(2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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