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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정밀, "적대적 M&A ‘밀실 공모자’ 장형진과 영풍 사외이사 3인, MBK와 김광일 고소"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4.09.20 18:05

영풍 사외이사 3인, 선관주의의무 위배…장형진, MBK와 공모해 ㈜영풍에 손해 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각 사 제공

영풍정밀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는 장형진 고문에 대해 최윤범 회장 측과 소액 주주들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영풍정밀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와 함께 당사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통한 공격에 나서자 이를 적대적M&A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영풍의 주주로서,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그리고 이들과 공모한 MBK파트너스와 김광일 부회장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밀실 공모’로 이뤄진 MBK와 영풍 간 계약으로 인해 주식회사 영풍은 손해를 보는 반면, MBK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게 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형진 고문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영풍정밀의 판단이다.

영풍정밀과 고려아연, 그리고 다른 주주들은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이사와 경영진, 그리고 공모자인 MBK파트너스 등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고소장 접수는 이의 일환이다. 영풍정밀을 비롯해 고려아연과 주주 등은 향후에도 각종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 고소 등 법적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고소는 영풍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전 국무총리실 제1차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영풍정밀은 영풍이라는 회사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다 대표이사 2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 3인만으로 중대한 결정이 이뤄지는 등 각종 법률 규정을 무시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사외이사로서 영풍의 재산상 손해를 방지하고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선관주의 의무에 전적으로 위배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은 사실상 영풍의 가장 중요한 영업용 재산이다. 영풍의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조 5838억 원이다. 그런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 가치는 공개매수 가격 66만 원 기준으로 무려 3조 4774억 원에 달한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을 찬탈하기 위해 MBK의 자회사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이하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영풍과 장형진,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고, 주식 일부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받는 내용이 담겼다. 또 MBK가 고려아연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더욱이 이번 계약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MBK 측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게 한 것 역시 영풍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의 계약이라는 판단이다.

영풍정밀은 펌프와 벨브 등의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영풍의 주식 4.39%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고려아연 측은 앞으로도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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