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8월27일 중국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나누고 있다 / DW중문판 갈무리
제이크 설리번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8월2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나눴다. 그 후 많은 국제 전문가들이 시진핑 주석의 위상이 이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여우샤(張友俠)가 시진핑 주석과 별도로 설리번과 회담을 가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시진핑이고, 중국 일정을 바쁘게 소화한 설리번이 주석과 부주석을 굳이 다른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만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고위 관리가 중국 중앙 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난 것도 이번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설리번과 장여우샤 부주석은 회담에서 '군사 안보와 안정 유지', '대만 문제' 등과 같은 예민한 주제까지 다뤘다. 장 부주석은 이날 "타이완 문제가 중미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제1의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대만 시사평론가 저우샤오후이(周曉輝)는 이러한 얘기는 시진핑 주석의 입에서 나와야 정상인데 중국 관영 언론조차 장 부주석의 발언 보도에만 집중하고 있어 "매우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시진핑의 위상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는 최근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대한 루머로부터 시작됐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우줘라이(吳祚來)는 8월 15일 자신의 SNS에서 "은퇴 원로 및 현 일부 정치국 상무위원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의 업무에 대해서 질책하고 ‘8개 의견’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사 평론가 덩위원(鄧聿文)은 8월19일 미국의 소리(VOA) 논평에서 "베이다이허 소문의 진위 파악은 어렵지만 시진핑의 위신이 심각하게 침식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의 권위 약화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경제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죽의 장막에 철저히 가려진 중국 정계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방법은 없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겪고있는 청년실업, 부동산 거품 붕괴, 소비 침체 등 심각한 경제난을 보면서 시진핑 주석의 권력 약화를 점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 주석은 8월26일 중난하이에서 열린 당외 인사 좌담회에서 “현재 중국의 경제 발전이 몇 가지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중국 지도자가 자국의 경제난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거꾸로 시 주석이 당면한 경제 문제를 인정했다는 사실은 곧 해결책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뒤늦게 열린 3중전회도 마찬가지다. 1년 늦게 열린 이유에 대해 경제난 해결책에 대한 당 지도부의 중지가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늦게나마 열렸고 그 의미인즉슨 시 주석이 중국 경제난을 극복할 묘책을 찾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시진핑이 찾은 활로는 그로키 상태에 빠진 중국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향후 시 주석의 위상 변화는 시사 평론가 또는 인플루언서들이 퍼뜨리는 루머가 아닌 중국 경제 지표를 기반으로 예측하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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