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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풍∙MBK파트너스 약탈적 M&A"…비철금속 세계 1위 '위기'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4.09.13 10:44

최대주주 영풍,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300만 주 공개매수
고려아연 "장형진 고문, 기업사냥꾼과 결탁…주주이익 심각 훼손 우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영풍과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중 돌연 영풍이 사모펀드 MBK와 손잡고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약탈적 인수합병(M&A) 논란이 일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한때 공동경영을 통한 파트너 관계였으나 영풍측이 고려아연에게 실적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요구하는 등으로 분쟁을 겪고 있었다.

13일 고려아연은 최대주주 ㈜영풍과 손잡은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주식 300만주 공개매수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며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주당 66만 원에 고려아연 상장 유통 주식 최대 302만4881주(지분율 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한 직후,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 MBK의 공개매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시한 의견서를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으로 비철금속 제조업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당사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적대적·약탈적 M&A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야기하고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되는 등 사실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 실패와 중대재해를 책임질 영풍의 사실상 지배자인 장형진(㈜영풍 대표이사)은 기업사냥꾼인 공개매수자와 결탁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영풍의 경영에 실패한 장형진이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며 "본 공개매수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시장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며 "이러한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은 "현 경영진의 리더십 하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주주들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당사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부탁한다"고 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다음달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을 최소 144만5036주(지분율 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지분율 14.61%)를 주당 66만 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영풍의 매입 주식은 1만주로, 사실상 MBK파트너스의 단독 공개매수다. 투입 금액은 약 2조 원이다.

현재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3%다. 이번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완료될 경우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의 합산 지분은 총 47.75%다. 고려아연의 의결권 있는 지분의 과반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도 1주당 2만 원에 공개매수를 동시 진행한다. 최대 684만801주(43.43%) 범위에서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한다. 영풍과 최씨 일가 지분을 제외한 유통 주식 전량이 공개매수 대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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