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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노후 황산탱크 철거 본격화...저장능력 30% 감소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4.08.22 06:00

1970~80년대 설치 탱크 다수 철거…지진 위험 대비 불가피한 선택
전문 철거업체 선정 완료…안전 최우선 경영 방침 강조

/고려아연 전경

고려아연이 노후화한 황산 저장 탱크들의 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황산 저장 능력이 무려 30%가량이나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 제1공장에서는 1978년에 설치된 3000톤 용량의 탱크 6기 중 3기를 이미 철거했고, 나머지 3기도 곧 철거할 예정이다. 제2공장에서는 1991년에 설치된 3000톤 용량의 탱크 4기(제3, 6, 7, 9호기)가 철거 대상이다. 또 제1공장 연구소 부근에 있던 1987년 설치된 7000톤 용량의 탱크 2기의 경우 이미 2022년에 철거를 완료했다.

고려아연은 황산 탱크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6월 외부 검사기관의 비파괴검사 결과, 일부 탱크가 보존 한계치 두께에 근접했다는 경고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경주와 포항 등 인근 지역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해당 탱크들은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지진에 취약하다는 점도 철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고위험물질인 황산을 저장하는 탱크로서 대규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철거로 인해 고려아연의 황산 저장 능력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우선 총 저장 용량 기준으로 기존 7만 3500톤에서 5만 6200톤으로 23.5%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해상 선박을 통한 출고의 불규칙성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여유량(7일치 2만 5900톤)을 고려하면, 실제 가용 저장능력은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체 생산하는 황산만으로도 저장 용량이 부족해 외부 저장탱크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풍의 황산까지 계속 취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철거 결정은 안전 문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려아연 측은 이미 전문 철거업체까지 선정한 상태로 전해졌다. 철거 과정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맡김으로써 철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이번 철거 계획이 최근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2019년부터 탱크 노후화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으며, 2022년부터는 실제 철거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제2공장의 나머지 노후 탱크들에 대해 단계적으로 저장 용량을 축소하거나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시설 점검 및 개선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는 "고려아연의 노후시설 철거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황산 저장 능력이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와 직원, 그리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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