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의 글로벌인사이트] EV에 이어 자율주행차도 앞서가는 중국

정상혁 기자 ㅣ digihyuk@chosun.com
등록 2024.08.19 09:56 / 수정 2024.08.23 17:39

중국 최대 검색엔진 개발기업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 호출 플랫폼 '뤄보콰이파오'(蘿蔔快跑)/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대도시들이 최근 자율주행 차량의 응용 시범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중국 전역이 세계 최대 자율주행 시험장이 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교통운수부 등 5개 정부 부처는 지난 7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9개 도시를 차량·도로·클라우드가 일체화된 스마트커넥티드카(ICV) 응용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지정구역 도로에서, 광저우시는 시내 전역 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들이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 밖의 7개 도시는 뤄보콰이파오(蘿蔔快跑), 샤오마즈싱(小馬智行), 원위안즈싱(文遠知行), 안투(安途), 상하이자동차그룹(上汽集団) 등 5개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에게 공공도로에서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가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각사 경쟁도 치열하다. 바이두의 뤄보콰이파오는 연말까지 우한시에서 자율주행 택시 100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샤오마즈싱은 손익분기점까지 5년이 걸린다고 보고 현재 300대인 자율주행 택시를 2026년까지 1000대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원위안즈싱은 트럭, 버스, 청소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알리바바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는 안투는 결제 및 기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컴퍼니는 “2030년까지 중국 내 자율주행차 및 모빌리티 서비스 매출이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중국이 조만간 세계 최대 자율주행차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람 실수로 발생되는 교통사고가 90%에 달하는 만큼 무인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고, 운전자와 불필요한 상호작용이 없는 것도 승객에겐 장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은 장거리 화물 운송의 피로도를 낮추고 구인난을 겪고 있는 트럭 운전 기사 수요 또한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차량의 본격적 등장을 반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중국의  온라인 택시배차 서비스에 등록된 운전자 수는 700만명. 자율주행 차량이 거리를 활보하게 되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실업 문제를 온라인 택시배차 서비스 산업이 일찌감치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차량 실용화 로드맵을 차근차른 실현해 나갈 것이다. 최첨단 산업 육성에 전력투구하겠다며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시진핑 정권이 700만 운전사들을 배려할 리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중국의 실수 ‘샤오미’가 지난주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기차 시장은 어떤가? 현대차가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물량 공세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다. 최근 반도체를 뺀 첨단 산업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중국의 질주는 공포 그 차체다. “4~5년 후도 생각하기 두렵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류성룡이 일본 침략에 대비해 ‘1만 정병(精兵) 양성’을 주장했던 것처럼 시진핑의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에 대응해 ‘1만 정예 과학자 양성’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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