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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벤츠, 배터리 늑장공개· 점검에 안심?…'리콜·무상교체' 필요

조한진 기자 ㅣ hjc@chosun.com
등록 2024.08.13 18:07

5000대 넘는 파라시스 배터리 벤츠 전기차 국내 운행 추정
앞서 BMW사태 때는 정부, 강제 운행정지 명령까지
'전기차 포비아'…"정보공개로 안심 되겠나"

8일 오전 인천 서구의 한 정비소에서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가 2차 합동감식을 받기 위해 지게차에 실려 정비소 내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S350을 수입·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3일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무상점검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전기차 포비아(phobia·공포)' 현상까지 불러온 '벤츠 전기차 게이트'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량리콜과 배터리 무상교체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소비자 및 시장의 요구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순수전기차의 배터리 셀 공급사에 대한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14일부터는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벤츠 전기차에 대한 무상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가 공개된 벤츠 전기차는 8개 차종이다. 화재가 발생한 EQE의 경우 300 트림에만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는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들어갔다.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EQA에는 CATL과 SK온 배터리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E SUV 500 4MATIC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350 4MATIC에는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업계 등에서는 국내에서 운행중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벤츠 전기차가 5000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파라시스의 배터리는 화재 위험으로 중국 내에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3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3만1963대가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했다. 당시 파라시스는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


이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고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전기차 영업을 하는 모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판매한 전기차에 대해 특별 무상 점검도 권고했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정보공개와 무상점검만으로는 '전기차 포비아'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이력과 가능성이 있는 전기차가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리콜과 배터리 무상교체와 같은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2018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BMW 사태 때 정부는 위험성이 있는 차량에 대해 강제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 벤츠 전기차 운전자는 "현대차와 기아 등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공개한 뒤 뒤늦게 벤츠도 등 떠밀려 (배터리 탑재 정보를 공개)한 것 같다. 정보가 공개 됐다고 안심이 되겠냐"라며 "지금은 중고차도 내놓기 어렵다. 배터리 자체가 위험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동차 점검이 무슨 뜬금없는 조치인지 모르겠다. 전면 리콜이나 안전성이 확인된 배터리로 교체 밖에 답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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