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국민적 공포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전기차충전시설 철거 및 이동에 대한 투표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3000만 명이 누구나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폭발 사고’로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차량 140여 대가 전소되거나 외상 피해를 보았고 아파트 주민 480여 세대는 폭염 속에 이재민 신세가 됐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전국 대다수 아파트가 언제 일어날지 모를 잠재적 불씨를 지상으로 이전해 소방차의 진입이 빠르고 용이하게 하고 싶지만 2010년 전후에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은 지상에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전국의 아파트 제보를 종합하면, 벤츠 전기차 화재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아파트 주민투표와 대책회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주민은 “우리가 벤츠 때문에 왜 사비를 투자해 가면서 주차장을 옮겨야 하는지부터 따져보고 싶지만 최근 벤츠코리아의 배터리 비공개 태도부터 시작해서 그들을 불러 놓고 정부가 논의를 한다는 등 국민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절망적 생각이 든다”며 “우선 아파트 동대표들을 소집해 충전 시설을 최대한 소방차가 접근 가능한 곳으로 선제적으로 이전하자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주민은 “지상주차장이 상가동에 있으니 급한대로 상가주차장을 지하로 옮기고 거기로 전기차 충전 시설을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김포시 한 아파트도 주민도 “벤츠 차량이 아닌데도 파란번호판이 눈에 띄기도 하고 옆에 주차하면 배터리 어디껀지 아냐고 묻는 주민들도 많고 주차하는 것 자체가 눈치가 보인다”며 “왜 벤츠코리아 때문에 멀쩡한 현대차를 타는데도 죄인처럼 눈치를 봐야하는지 웃지 못할 현실”이라고 전했다.
전북 전주시 한 아파트 주민은 “우리 아파트는 지상에 주차장이 있어 지하 2층 주차장 충전기를 철거하는 주민 투표를 하고 있다”며 “벤츠 차량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수천억 낭비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 벤츠코리아가 결함을 알고도 싸구려 불량 배터리를 한국시장에 팔았다면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해서 다시는 한국시장에 들여오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기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금지 및 충전기 이전 설치가 투표가 봇물처럼 확산되고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