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왼쪽)과 LG생활건강 본사 / 각 사 제공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2분기 해외 주요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미국과 일본 수출이 늘면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2분기 전사 매출 1조7597억원, 영업이익 158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0.4% 증가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 시장 전망치(매출 1조8047억원, 영업이익 1574억원)에 부합한 수치다.
사업별로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모두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화장품과 생활용품 영업이익은 늘었다. 특히 생활용품 사업은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와 해외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2.8% 증가했다.
상반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3조4884억원,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3096억원을 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03억원으로 같은 기간 14.3% 늘었다.
상반기 실적은 국내,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디지털 역량 강화 활동이 성과로 연계되고 있고, 북미 사업 턴어라운드가 가시화 되고 있는 것에 기인했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7596억원,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72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조5006억원,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1358억원이었다.
온라인 채널에서 '더후' 브랜드 매출이 증가했고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했다.
업황 둔화와 높은 기저로 인해 면세 매출은 하락했지만, 국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 채널 매출은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또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성장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5215억원,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1조748억원, 영업이익은 14.9% 증가한 694억원이었다.
음료 사업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4786억원, 영업이익은 13.9% 감소한 51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9130억원, 영업이익은 7.0% 감소한 1044억원이었다.
경쟁업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2분기 1조 57억원의 매출과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올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와 중화권에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로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에서는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헤라, 에스트라 브랜드는 강화된 제품 경쟁력과 화제성 높은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선전했다. 주요 자회사 중에서는 에스쁘아와 아모스프로페셔널, 오설록의 매출이 성장했다. 매장 방문객이 늘어난 오설록의 경우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전년 대비 7.8% 하락한 511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면세 채널 매출 하락과 럭셔리 브랜드 판매 부진 등으로 국내 매출이 하락했고, 마케팅 투자 확대 및 데일리뷰티 부문 적자 전환으로 국내 영업이익도 59% 감소했다.
주요 브랜드 중에서는 라네즈, 헤라, 에스트라, 일리윤, 라보에이치 등이 MBS와 국내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선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중화권 부진에도 미주와 EMEA, 기타 아시아 지역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8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중화권의 경우 중국 법인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안정적 성장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 중으로, 이에 따라 주요 e커머스 채널 재고 조정 및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영향으로 매출이 4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미주 지역에서는 65%, EMEA 지역에서 182%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전체 사업 중 미주 및 EMEA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17.6%까지 상승했다.
EMEA 지역에서는 영국의 '부츠'에 공식 입점하며 채널 접점을 확대한 라네즈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기타 아시아 지역의 경우, 코스알엑스 편입과 더불어 로프트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발'을 개최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한 일본, 설화수 고가 라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23% 성장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요 자회사들은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매출 견인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 실적 의존도를 다른 글로벌 마켓에서 만회하기 위해 북미나 일본, 유럽 등에 드라이브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K-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 전반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이 48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보다 18.1% 늘었다. 이는 기존 최대 기록인 2021년 상반기를 3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도 39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2억1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8억7000만 달러, 일본 4억 8000만 달러 등이다. 그러나 국가별 수출액 증감을 보면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4.1% 줄었고 미국은 61.1%, 일본은 21.5% 각각 늘었다.
이들 기업은 해외 시장 다변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변화된 중국 시장과 소비자에 맞는 제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북미, 동남아, 일본 지역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Grow Together'의 경영 방침 아래 '글로벌 리밸런싱' 및 '집중 영역과 일하는 방식의 재정의'라는 두 축의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아울러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