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감염성 설사 질환에 대한 이해와 대처

전선하 기자 ㅣ seonha0112@chosun.com
등록 2024.07.03 11:10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현정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현정

기온이 올라가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설사 질환의 발생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설사 질환의 많은 경우가 대증 요법만으로 자연 치유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식적인 병원 통계보다 실제 설사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급성 설사의 기준은 증상 발생 2주 이내를 말하여,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만성 설사로 분류합니다. 감염성 설사는 대부분 급성 설사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면역력 저하뿐만 아니라 감염성 설사 질환에 걸리기 쉬운 다양한 신체 요인 등이 있습니다. 위산은 음식물과 함께 섭취된 세균의 99%를 30분 이내 사멸 시킵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제산제를 복용하거나 위수술 등으로 인해 위산 분비가 감소된 경우 감염성 설사 질환에 이환되기 쉽습니다. 장운동이 떨어져 있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세균을 밀어내는 힘이 떨어져 세균의 과증식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항생제 복용력이 있는 경우 정상 장관총의 변화를 일으켜 감염성 설사 질환에 취약한 환경을 만듭니다.

급성 설사 시 수분 섭취를 적극 권장해야 하고 이와 함께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장세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판되고 있는 과일주스나 탄산음료의 경우 체액에 비해 농도가 높은 고장액이므로 탈수를 더 조장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한 설사는 탈수뿐만 아니라 저칼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변내 칼륨의 함유량이 90mEq/L로 높기 때문입니다. 심한 설사로 칼륨 부족 시 근육경련, 감각이상, 무기력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부정맥이나 심정지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한 설사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감염성 설사는 다양한 장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감염 후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이러한 합병증 중 하나 입니다. ’감염 후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감염성 장염 후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장관 기능의 변화로 인해 감염 원인이 없어져도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보통 1년 안에 호전되지만 몇 년간 지속되기도 하며 이런 경우에는 소화기 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일부 세균은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라는 치명적인 신장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O157 대장균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어린이나 노령층에서 더 잘 발생하며 감염성 설사 질환 환자에서 설사가 시작되고 5~13일 사이에 소변량이 감소하고 혈뇨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이러한 심각한 합병증을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드물지만, 급성 감염성 설사 질환 발생 1-4주 후에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 반응의 과정에서 관절 활막 혹은 힘줄 부착 부위의 염증이 발생하는 반응성 관절염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여름철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저장하기 전후로 손을 청결히 하고, 음식물 가열 시 중심부의 온도를 충분히 높여 1분 이상 가열하도록 합니다. 또한, 음식물 보관 시 냉장 식품은 5°C 이하에서 냉동 식품은 –18°C 이하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감염성 설사 질환 환자에서 발열을 동반하거나 심한 복통, 혈변이 있는 경우,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등은 적극적으로 진료를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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