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다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 롯데온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출혈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8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224억원을 냈다.
롯데온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 인력 구조 재편을 통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이번 희망퇴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1위 롯데면세점도 희망퇴직 단행을 예고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고 고물가, 고환율에 내국인 매출도 부진한 탓이다.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조직 슬림화, 영업점 면적 축소 등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롯데컬처웍스도 이 같은 분위기에 술렁이고 있다. 사내에선 희망퇴직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롯데컬처웍스는 희망퇴직 실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체 비상경영 체제 일환으로 이번 희망퇴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면세점의 경우 최근 공항점 입찰 실패와 해외 사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운영 효율화 및 비용 절감 차원의 구조조정 분위기는 롯데그룹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에도 실적 위기를 겪는 계열사 롯데홈쇼핑과 마트, 롯데컬처웍스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만 4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롯데마트는 전 직급별 10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컬처웍스는 근속 3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 전반이 고물가로 인한 내국인의 소비 침체가 이어지며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