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가 이번엔 디즈니+에서 또 한 번 '최초' 수식어를 쓴다. 한국 배우 중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합류하게 된 것. 제다이 마스터로 변신, 광선검을 든 이정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애콜라이트'는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에 전대미문의 제다이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그 뒤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 속 새롭게 떠오르는 어둠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극 중 이정재는 강력한 포스와 지혜로움을 지닌 제다이 마스터 '솔'로 분했다.

이정재는 작품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스타워즈 이야기 중에서 시대 배경으로는 이전의 시대다. 그렇다 보니까 제다이나 다른 캐릭터들도 먼저 살았던 인물이라는 설정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정재는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라는 '애콜라이트'의 장르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애콜라이트'가 다른 시리즈와 다른 게, 제다이만을 연쇄살인한다는 로그라인이 인상적이었다. 궁금증을 끌어내는 형식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였다"라며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교차로 진행되는 이야기, 그리고 살인 사건을 추적하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면서 각 캐릭터들의 다른 감정이 드러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라고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작품이 '스타워즈' 첫 번째 시리즈보다 앞선 프리퀄 작품이기에, 이정재는 '마스터 솔'의 결을 잡고 가는 일에 집중했다. 이정재는 "'솔'은 제다이 중에서는 선배급인 캐릭터다. 처음에는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저는 전형화되어 있는 제다이보다는 조금 더 인간의 감성에 가까운, 그런 표현을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그간의 고민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스타워즈' 시리즈 영화와 TV쇼를 전부 다시 보면서 공부했다. 특히 제다이 위주로 보게 됐는데, 리암 니슨이 연기한 콰이곤 진이라는 캐릭터와 솔의 결을 같이 하고 싶었다"라며 "솔이 진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진이 마스터 솔의 파라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준비했다"라고 회상했다. 한국 톱 배우인 이정재는 '애콜라이트' 합류를 위해 오디션까지 보며 열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비하인드를 묻자, "제가 말씀으로는 '오디션'이라고 표현했지만, 그쪽에는 카메라 테스트를 받아보자고 말씀하셨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에 감독님과 줌 미팅으로 두 번 정도 사전 미팅을 하고, 이후에 어느 정도 만족스러우셨는지 신 2개를 보내주셨다. 어떤 역할인지는 블라인드로 해놓고 영국으로 카메라 테스트를 하러 갔다"라며 "사실 카메라 테스트가 어떤 건지 100% 인지하지 못하고 갔는데, 현지 스태프가 '너 말고 카메라 테스트 받은 분이 더 있다'라고 하는 말을 얼핏 들었다. 그 중에 유명한 배우도 계시더라. 그래서 '이게 어떻게 보면 오디션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한국 배우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참여한 이정재는 캐스팅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와 동양 사람이, 아니 한국 사람이 제다이가 된다고?'라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마음이었는데, 에피소드를 다 읽고 나니까 그냥 인간 대 인간의 오해와, 그 오해를 제 자리로 돌리려고 하는 인간의 간절한 회한과 반성 이런 것들을 아우르는 주제가 있더라. 처음에 생각한 부담감보다는 내가 이 캐릭터를 잘 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최근 '애콜라이트' 공개를 앞두고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시아인 제다이에 대한 해외 팬들의 비판이 있었던 것. 이에 대해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편협함, 인종차별, 증오심을 표현하는 사람은 팬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저는 자연스럽게 그런 이슈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스타워즈'를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 그런 점에서 각자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애콜라이트'는 배경이 우주이지 않나, 외계인도 나오는데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게 좋겠다라는 감독님의 의도였던 것 같다. 게다가 제다이의 복장이나 무술 하는 모습, 일부 사고와 철학에서 살짝 살짝 동양의 모습이 있지 않나. 그렇다면 이 동양적 모습이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해 봤을 때, 윗세대에서 동양인 모습의 제다이가 출연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다"라며 "그런 생각 이외에 (비판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1970년부터 50여 년에 걸쳐 방대하게 이어져온 '스타워즈' 시리즈. 이정재는 '애콜라이트'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를 접하게 될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스타워즈' 시리즈들이 앞뒤 연결이 되어 진행되는 것들이 있었다. 그래야 맥락이 이해되는 게 있었지만, '애콜라이트'는 이전 세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것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시작하셔도 무방할 것 같다"라며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수 있겠다. '스타워즈'를 이제 막 접하게 되신 분들도 가볍게 접근하고 따라오실 수 있을 것"이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이정재의 또 다른 도전을 만날 수 있는 디즈니+ 시리즈 '애콜라이트'는 오늘(5일) 1, 2회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한 편씩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