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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감정 굴곡·성장에 포인트"…'피라미드게임'과 차별 자신한 '하이라키'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4.06.03 13:42

넷플릭스 '하이라키' 제작발표회 /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하이라키'라는 제목 때문에 계급에 포커싱이 가기는 했는데, 사실 그 안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스토리보다는 각각 캐릭터들이 상황에 직면하고, 성장해가는 감정의 굴곡을 다룬 이야기다. 캐릭터들의 감정 선과 성장에 포인트를 두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3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새로운 시리즈 '하이라키'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배현진 감독과 배우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지혜원, 이원정이 참석했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하이틴 스캔들을 그리는 드라마다. 배현진 감독은 "계층과 계급,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상상하기에는 '하이라키'라는 단어 이상의 적합한 말이 없었다. 견고한 계급 사회를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걸 부수고 싶은 누군가의 대립을 다룬다"라고 설명했다.


학교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배 감독은 "미완의 대기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10대 후반이 성숙해지는 시간이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시간이라 학교라는 공간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여타 하이틴 물과 차이점을 묻자 배 감독은 "철저히 계급으로 나누어진 주신고 안에서의 세계관이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주신고는 장학생을 제외하고는 기득권과 부자들, 로열패밀리들이 만든 견고한 세상이 있다. 학생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누려왔고,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던 중 어떠한 사건들로 인해 의심하고, 상황을 스스로 깨나가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다만 계급에 대해 다루는 하이틴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많은 사랑을 받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이 떠오른다. 이에 대해 "결이 많이 다르다"라며 "계급 간의 갈등을 다루는 동시에 이들의 성장을 메시지로 담고자 했다. 사회적으로 현실 아이들이 직면하는 이슈에 대해 마냥 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직접적인 표현이나 적나라한 부분은 걷어내고 이들이 그 상황을 겪는 감정과 성장에 포인트를 두었다"라고 비교했다. 

노정의는 재율그룹 장녀이자 비밀을 품은 주신고의 퀸 '정재이'를 맡는다. 배 감독은 "인형 같은 이미지부터 완벽히 재이였는데, 대화를 나눠보니 굉장히 영리하고 배우에 대해서도 진지하고 많은 경험에 의한 캐릭터 해석까지 뛰어났다. 그런 경험과 노력이 현장에서 발휘가 됐다. 10년 차가 넘는 대선배님이라 또래 배우들 사이 연기적으로 리딩을 많이 해주었다. 또 재이 캐릭터 자체가 레이아웃이 많은 캐릭터라 표현이 어려웠을 법도 한데, 그 포인트를 정말 다 살렸다. 현장에서도 놀랐는데, 후반 작업을 하며 더욱 놀랐다. 노정의 배우가 재이 역할을 해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노정의 역시 이번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또래들과 평소에 할 수 없는 다양한 장면들이 많이 구현이 됐고, 제가 겪어 보지 못한 삶의 방식을 표현할 작품이기도 했다. 무조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처음 미팅을 하고 답변이 오지 않아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연락을 드리면서 재차 확인을 했다. 제가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즐겁게 참여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정재이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노정의는 "주신고의 퀸인데, 화려함 뒤에 캐릭터만이 가진 비밀이 있는 양면적인 인물이다. 상위 0.01%로 정해진 삶을 살아오다 보니 말 못 할 비밀이 생겨도 혼자 감내해왔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하며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관계성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재이의 관계성이 다양하고 거기에서부터 오는 상황이 많다. 그 포인트로 즐기시면 좋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채민은 주신고의 질서를 뒤흔드는 의문의 전학생 '강하'로 분한다. '환혼'에 카메오로 출연했던 것에 이어 다시 한번 배현진 감독과 재회하게 된 이채민은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을 때 다른 작품에서도 꼭 만나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며 "또 강하 캐릭터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끌렸던 것 같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묻자 이채민은 "최초의 만점자 캐릭터다. 해맑은 웃음을 보이지만 그 뒤에 날카로움과 단단함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옳다고 믿는 길에는 끝까지 걸어가는 힘찬 인물이라 그 부분이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 배우로 발돋움하게 된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이채민은 "아무래도 정말 첫 주연으로 나서다 보니까 책임감도 막중했고, 부담감도 배로 커져서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며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과 배우분들, 스태프분들이 다들 따뜻하고 온화하게 대해주셔서 그런 긴장을 어루만져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잘 조화가 되어 촬영했고, 즐거움으로 끝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주신그룹 후계자이자 주신고의 범접불가 서열 1위 '김리안' 역에는 김재원이 나선다. 김재원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여타 하이틴 물과 다른 부분이 정말 흥미로웠다. 이걸 한국에서 구현한다는 것과 제가 많이 재벌이었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며 "리안이가 가진 도시적인 이미지와 재이 옆에서만 나오는 소년 미가 반전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재원은 김리안 캐릭터 표현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주신고등학교에서 펼쳐지는 모든 수업과 과목이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과목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리안이가 멋있는 것을 다 한다. 수영이나 미식축구, 펜싱 등이 나온다"라며 "사실 수영에서 제가 자유형이 자신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접영에 꽂히셔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 운동이 베이스인 작품이 아니라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리안이가 살아온 삶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신들이라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답했다. 


김재원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당연한 부담감이 있었다.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이렇게 주연 배우로 나서며 스토리를 끌어간다는 것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라면서도 김재원은 "하지만 그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은 부담감이었다. 다들 또래다 보니 서로 생각을 나누는 것도 정말 편했고, 감독님께서도 배우들을 잘 리드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현장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이며 촬영을 마친 만큼, 노력이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이라키'라는 제목처럼 높게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여기에 주신고 '퀸'이 되고 싶은 질투의 화신 '윤혜라' 역의 지혜원, 유력 정치인 가문의 차남이자 아슬한 관계를 숨긴 반전남 '이우진'으로 분하는 이원정 등까지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굴해 이들이 어떤 활약을 선보일까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배 감독은 "이 배우들과 함께한 시간이 행운이었다"라며 "좋은 배우들을 발굴하고 싶었는데, 이 친구들을 보석에 비유하자면 마치 바로크 진주 같은 느낌이다. 세공된,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빛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이와 함께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배 감독은 "촬영을 보통 순서대로 찍지 못하다 보니까 초반에는 제가 스포츠물을 찍나 싶었고, 그러다 로맨스물을 찍는 것 같기도 했다. 또 이러다가 장르물을 찍게 되기도 했는데, 이처럼 하나의 콘텐츠 안에 풍부하고 볼거리가 많아서 재미있을 것 같다. 끝까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를 더했다. 


"일단 틀면 못 끊을 것"이라는 배우들의 자신감이 더해진 '하이라키'는 오는 7일, 오직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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