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S 제공
21세기 대한민국에, 세탁기도 에어컨도 없이 조선시대 그대로의 생활 양식으로 지내는 특별자치구가 있다면 어떨까. 구와 신의 조화를 이룬 독특한 설정에서 벌어지는 유교 로맨스가 '함부로 대해줘'에서 그려진다.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 호텔에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함부로 대해줘' 제작발표회가 열려 장양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명수, 이유영, 박은석, 조인이 참석했다.
'함부로 대해줘'는 인의예지를 장착한 MZ 선비 신윤복(김명수)과 함부로 대해지는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이유영)의 무척 예의 바른 로맨스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장양호 감독은 작품에 대해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재밌고 유쾌한 드라마다. 예의 바른 청년과 꿋꿋한 직진녀의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다. 그 속에서 스승과 제자로서의 첫 만남부터 재회,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코믹스럽게 다뤘다"라며 "여기에 가족, 꿈과 희망 이런 소재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함부로 대해줘'는 타임슬립 장르가 아닌 현대에 유교 사상 마을이 존재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설정에 대해 장 감독은 "약간 이질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동떨어져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과하지만 부족하지 않게 찍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었고, 현대에 발붙여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영상으로 잘 풀었으니,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유영은 소녀 가장이자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팀 보조로서 고군분투하는 '김홍도'를 연기한다. 김홍도는 7년 전 만났던 제자 신윤복과의 재회 후 그에게 직진하는 인물이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망가짐을 불사한 이유영의 열연이 돋보였다. '함부로 대해줘'를 통해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 이유영은 "가장 걱정했던 점은 '제가 너무 망가질까 봐'였다. 스스로 제어를 하지 못할까 봐 감독님께 '너무 망가지면 잡아달라'고 말씀드렸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님께서 워낙 전작에서도 코믹을 잘 찍어주셨기에 저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최대한 생각에 갇히지 않은 채 즐기면서 연기하려고 했고, 감독님이 항상 그 선을 잘 잡아주셔서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오늘 첫 방송인데 결과가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양호 감독 역시 이유영의 코믹 연기를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다. 장 감독은 "홍도 역할은 옆집 누나, 여자인 친구 같은 느낌의 분이 소화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영 씨 쪽에서 대본을 읽고 미팅을 제안해 줘서 만났는데 제가 '여배우로서 망가지는 생활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했더니 유영 씨가 '제가 정말 많이 망가질 수 있으니, 감독님이 잡아달라'고 하시더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홍도 역에는 이 사람이 딱 맞겠구나 싶었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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