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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 변요한X신혜선이기에 더 강렬하다…'그녀가 죽었다' [종합]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4.04.29 17:49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완전히 다른 판이 열렸다. 그동안 선(善)의 편에 있던 주인공들의 위치가 전복됐다. 그렇기에 더 강렬한 스릴러가 완성됐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환경에 훔쳐보는 이와 관심을 받고 싶은 자의 '비정상적' 욕망이 교차한다.

29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그녀가 죽었다'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김세휘 감독을 비롯해 배우 변요한, 신혜선이 참석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영화.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변요한은 공인중개사 '구정태' 역을 맡았다. 그는 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들어가 타인의 삶을 살짝 엿보고 사소한 물건을 기념품으로 챙겨 나오는 악취미를 가진 인물.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비호감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라는 진심을 전했다. 그는 "인간은 살아가면서 끝없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어느 자리에 따라서 안 아픈 척을 하고, 재미없는데 재미있는 척도 하지 않냐. 모든 사람의 가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굵직하고 추상적인 말이라면, 이 영화는 캐릭터를 통해 감독님께서 닿을 수 있게 만든 것 같다"라고 영화 '그녀가 죽었다'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구정태의 단적인 면모는 자신의 집에서 키우는 개미집에 담겨있다. 김세휘 감독은 "개미는 집을 지어놓고 살아가는 군집이다. 구정태는 자기가 마치 하늘에서 신이 된 것처럼 마냥 그 집까지 안을 들어다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치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구정태는 친구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개미를 관찰하는 취미가 있지 않을까 했다. 개미집 안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개미집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만든 장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신혜선은 인플루언서 한소라 역을 맡았다. SNS에 올린 거짓 포스팅으로 화려한 삶을 꾸며내 남의 관심을 훔쳐 사는 인물.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저는 (한소라를) 공감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촬영하며) 감정적으로 동화되거나 이런 경험을 못 했다. 조금 더 어떻게 하면 제가 가진 얼굴과 느낌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 가증스러워 보일 수 있을까를 생각한 것 같다"라고 남다른 생각을 전했다.

내레이션은 '그녀가 죽었다'의 또 다른 요소다. 구정태와 한소라의 행동에 담겨있는 두 사람의 생각을 벌거벗겨 관객에게 전달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김세휘 감독은 연출에 중점을 둔 지점으로 "주인공들이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절대 옹호하지 말고, 미화하지 말고, 그들의 시련은 그들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이니, 그릇된 행동의 결과를 보여주고 관객이 판단하게 하자는 것을 중점에 두었다"라고 전했다.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변요한과 신혜선은 비정상적인 두 인물을 시선, 목소리, 절규 그리고 몸부림 등으로까지 강렬하게 표현했다. 특히, 후반부에 두 사람의 모습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표정들을 스크린에 각인시키며 놀라움을 더한다. 신혜선은 "액션 연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합을 무술팀, 액션 팀에서 짜준다. 그런데 변요한 덕분에 더 못 싸우고, 절실하게 부딪히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변요한은 "이상한 캐릭터가 말로 여러 가지를 설명하고 관객들에게 '이랬다, 저랬다' 하다가 이상한 사람들의 몸부림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누구도 편들 수 없게. 그게 저희 액션의 중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세휘 감독은 비정상적인 두 인물을 설정한 이유로 "사회 소통 현상"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막을 수 없는 하나의 주효한 소통 창구가 되었고, 그러면서 부작용처럼 관음, 염탐 등 외면할 수 없는 실존적 문제가 드러난 것 같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며 캐릭터에 경악할 것 같다.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기변명하고, 합리화하고, 정당화하지만, 이를 불쌍해하거나 동정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특별한 지점을 전했다.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경쾌하게 시작해서,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되는 작품이다. 선과 악이라는 질문보다, 관객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이에 김세휘 감독은 "'그녀가 죽었다'는 톤의 변화가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경쾌한 스릴러라고 하지만, 몰아치는 감정이 많아서 장르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작품에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오는 5월 1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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