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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돌 맞을 작품 아냐"…유아인 일부 편집한 '종말의 바보', 작품성으로 승부수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4.04.19 15:04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주연 배우 유아인의 논란으로 공개일이 미뤄진 '종말의 바보'가 드디어 시청자를 만난다. '종말의 바보'가 이슈를 이겨내고 작품성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진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일,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배경을 한반도로 수정, 한국적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은 작품에 대해 "원작과 정성주 작가님의 글을 받았을 때 되게 독특한 디스토피아 물이다 싶었다. 디스토피아를 향해 가는 드라마였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을 위한 투쟁보다는, 종말을 맞이하게 됐을 때 '너는 어떻게 살 거야'하는 이야기라 연출로서 욕심이 났다. 꼭 잘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종말의 바보'를 통해 "시청자분들도 보시면 '저 캐릭터가 내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다양한 반응들을 보여주시지 않을까 기대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타 디스토피아 물과 달리 차분하면서도 일상적인 분위기가 담긴 '종말의 바보'. 김진만 감독은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죽음을 직면하거나 어느 날 죽는다는 걸 알게 되는 작품은 꽤 있지 않나. 우리 작품은 그 시간까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뭘 하고 하고 싶은지, 그런 디테일이 잘 살아나는 대본이었다"라며 "무엇보다 등장인물이 4살 아이부터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노인까지 다양한 분들이 나온다. 모두에게 남은 시간이 똑같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드라마다. 지금의 많은 드라마와 다른 차별점과 재미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은진은 세상의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려는 중학교 교사 '진세경' 역을 맡았다. 안은진은 캐릭터에 대해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그 마음을 품고 계속해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인물이다. 아주 평범한 인물이었는데 아이들을 지키는 게 사명이 되어버린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디스토피아 작품에 도전하는 안은진은 '종말의 바보'를 선택한 이유로 '엔딩'을 꼽았다. 그는 "극 중 혼란의 상황이 지나가는데, 엔딩 장면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 가슴이 두근댔다. 저에게 큰 울림을 줬다. 그 감동을 오롯이 느끼시려면 처음부터 보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연인'의 성공 후 '종말의 바보'를 선보이게 된 그는 흥행 부담감을 묻는 말에 "기대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은진은 "다 같이 합심해서 열심히 성장하며 찍은 작품이기 때문에 세상에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기대된다.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여기에 전성우와 김윤혜는 각각 마음이 불안한 신도들을 보살피는 신부 '우성재' 역, 보급 수상과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전투근무지원대대 중대장 '강인아' 역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작품 참여를 결심한 이유로 대본과 캐릭터를 꼽았다. 전성우는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 여러 인간 군상이 나타난다. 그 지점을 담고 있는 대본이라 매력적이었고, 낯선 사람들이 아니고 우리의 모습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사람 냄새가 난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윤혜는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게 매력적이다. 캐릭터들도 입체적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하고 싶었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라고 덧붙였다.

전성우와 김윤혜는 '종말의 바보'를 통해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신부로 변신한 전성우는 "실제 신부님들을 뵙고 그분들의 생활이나 규율에 대해 많이 조사했다. 평소에 어떻게 행동하시는지 관찰하고 그걸 제 것으로 입혀서 자연스럽게 신부님처럼 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라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군인 역할을 소화한 김윤혜는 "인아는 굉장히 우직하고 책임감이 강한 친구고, 강단 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친구다. 헤어스타일에서도 단단하고 묵직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투블럭 헤어를 했고, 제가 경험하지 못한 군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자료를 찾아보고 경례 연습도 열심히 했다"라고 그간의 노고를 떠올렸다.
'종말의 바보'는 당초 지난해 공개 예정이었지만, 유아인의 마약 혐의 논란으로 공개가 지연됐다. 결국 주연 유아인의 출연분을 일부 편집, 유아인이 통째로 빠진 모양새로 작품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민 감독은 "이 작품이 공개가 되지 않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인 씨 이슈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저는 이 작품이 공개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작품은 충분히 열심히 만들었고, 돌을 맞을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 이 작품의 주인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 시청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공개가 안 됐다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날 김진민 감독은 유아인 출연분을 일부 편집한 결단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초반 3부 정도 편집을 했을 때 유아인 씨의 이슈가 불거졌다. 처음에는 '지나가겠거니'하고 계속 편집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제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편집을 하다 보니 이야기를 더 이해하게 되면서 넷플릭스 측에 편집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을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앞부분을 편집하면 감독이 손을 못 대게 한다. 그런데 (유아인 씨 이슈로) 손을 봐야 하는 핑계가 생긴 거다. 시청자분들의 불편감을 최소로 해야 했기에 '오히려 잘 됐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유아인 씨가 맡은 하윤상 역을 빼고 이야기가 흘러가기에는 네 인물의 큰 축이 있다. 그래서 (유아인 출연분을) 다 드러낼 수는 없었다는 것에 양해 말씀을 드린다"라며 "보시면서 불편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다. 필요한 부분은 쓸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는 말씀을 간곡히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주연 배우 이슈를 차치하고, 감독과 배우들은 '종말의 바보'가 가진 메시지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진민 감독은 "우리가 이 이야기를 왜 만들었는지 매회 소제목이 달려있다. 종말을 앞둔 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내 친구, 내 엄마, 아빠를 작품 속에서 찾으실 수 있을 거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굉장히 쉬운 작품이니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색다른 디스토피아 장르 속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낼 '종말의 바보'는 오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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