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6, EV6, EV9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가 글로벌 유수의 어워드에서 잇따라 상을 휩쓸며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7일 국내 최대 전기차 핵심 기지이자 기술의 산실인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을 엿보고 왔다.

남양연구소는 1995년 출범한 종합기술연구소로 신차 및 신기술 개발,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여러 기반 연구시설을 바탕으로 승용부터 상용에 이르기까지 전 차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전동화로 모빌리티 트렌드가 진화함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역량 확보에 중점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화재 예방과 소화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쓴 것이 돋보였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차 등 모든 종류의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상용환경워크숍실은 지난해  안전관리 우수연구실로 인증받기도 했다.

전기차의 핵심 '배터리'의 모든 것을 분석한다

기초소재연구센터 소속 배터리 분석실에서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분석해 세부 구성 물질을 연구한다. 이곳에서는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셀의 성능, 내구성, 안정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며, 자체 연구 중인 차세대 배터리에 적용될 신규 소재에 대한 분석도 진행된다. 내부는 수분에 취약한 배터리 소재 특성상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드라이룸으로 구성됐다.

분석을 위해 배터리는 가장 먼저 '셀 해체실'로 옮겨진다. 셀 해체실은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벽명을 비롯해 기본 설비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마감됐다.

셀 해체실에서 채취된 시료는 전처리실로 옮겨져 '글로브 박스' 내에서 시료 절단과 샘플링 작업이 진행된다. 이후 메인 분석실로 이동해 소재에 대한 기본적인 재질 및 화학구조 분석 등이 진행된다.

현대차·기아가 배터리 소재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이유는 이것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재 단계에서 그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 문제점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소재도 개발할 수 있다.

전기차의 심장 '모터와 인버터'를 개발한다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은 전기차 핵심 구동계인 모터와 인버터의 성능을 사전에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하는 곳이다. 기존 파워트레인 개발 조직이 전동화 조직으로 개편된 '전동화시험센터' 내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실내 시험 공간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반복해서 진행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신속한 원인 파악과 개선이 이뤄진다. 특히 모터 시험 동력계 장비를 활용해 모터의 회전수와 발생하는 토크를 정확하게 제어하고 측정해 실차와 유사하게 만들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인다.

시험은 총 3가지 동력계로 구분돼 진행된다. 1축 동력계는 모터와 인버터(2in1) 단품을 시험해 모터 단품 성능을 개발한다. 2축 동력계는 모터와 인버터에 감속기까지 더해 일체형 PE 시스템을 시험한다. 차량 구동계와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되며, PE 시스템의 냉각과 열해 평가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 4축 동력계는 실차 시험이다. 시험 평가 대상인 아이오닉 5에는 자동 운전 로봇이 들어가 있어 직접 운전을 하며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가장 동일한 조건에서 차량을 평가한다. 이곳에서는 실주행 모드, 유럽 모드, 북미 모드 등 주행풍 모사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시험 설비를 갖춘 남양연구소에서 수없이 담금질해 탄생한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EV9), '세계 올해의 전기차'(EV9),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아이오닉 5 N)를 수상하는 등 유수의 어워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도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부터 소형 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