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김동준 인터뷰 / 사진: 메이저나인 제공
지난 10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서용수)가 막을 내렸다. 작품 종영 후 한 카페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김동준은 "인터뷰를 하니까 끝이 난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나올 때만 해도 촬영을 하러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이렇게 소감을 얘기하니 '아 진짜 끝이 났구나'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제 현종이라는 인물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동준은 극 중 고려의 8대 왕이자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인 현종 역을 맡았다.
첫 사극 도전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으로 시작했다는 김동준은 "현종이라는 인물을 제안 주셨는데 사실 제가 그 시절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했다. 찾아보며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성군이고 대단한 업적을 이루신 분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감히 이 분을 연기해도 될까 부담도 됐다. 하지만 감독님을 뵙고 선배님들을 뵙게 되면서 이분들과 함께라면 같이 그려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힘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최수종과 연기 호흡을 맞춘 것은 김동준에게 많은 해답을 안겨줬다. 그는 "수종 선배님과 촬영을 할 때 정말 많이 물어봤다. 여러 버전을 준비해서 '이건 어떨까요?', '어떤 모습이 좀 더 현종다울까요?' 등을 질문하면 선배님께서 이런 부분은 좋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조금 더 힘을 주라거나 높낮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셨다. 선배님께서 대하사극에서는 장단음도 중요하고,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그것만 깨우치면 준비하는 것이 한층 더 편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기 외적으로도 많은 깨우침이 있었다. 김동준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전쟁 촬영을 굉장히 더운 날에 찍어야 했다. 다들 지쳐있는 모습을 보고 선배님께서 검차에 오르시더니 '무기 아무거나 마이크로 달라'라고 하더니 노래를 부르셨어요. 그런 모습이 진짜 군사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했고, 그 뒤 다들 으쌰으쌰 해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강감찬이라는 인물을 통해 왕순이 현종으로서 정치적인 성장을 해나간다. 김동준이 바라보는 강감찬은 최수종이었다. 선배님께서 강감찬을 해주신 덕분에 제가 현종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선배님의 애티튜드를 보고, 배우고, 따라 하면서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선배님 덕분에 모두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이처럼 아름답게 마무리된 듯 보이지만, 작품 종영 이후 잡음이 나왔다. 이번 작품의 전쟁신 등을 연출한 김한솔 감독과 총연출자인 전우성 감독의 갈등설도 그 중 하나다. 김동준은 작품 촬영 동안 그런 기색은 전혀 없었다며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두 분 다 워낙 열정이 넘치시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넘치셨다"라며 일축했다.
사실 이러한 갈등설에 힘이 실렸던 것은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있었던 논란 탓이었다. 그 기점이 된 것 중 하나는 현종의 낙마 신이다. 해당 장면이 송출된 이후 현종 캐릭터 표현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만을 제기했고, 원작자 역시 전우성 감독을 비롯한 드라마 제작진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에 이정우 작가가 반발하며 갈등이 불거졌던 것. 당시에도 촬영 중인 상황이었다며 김동준은 "촬영을 계속 해나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촬영분에 대한 신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어떤 반응들에 흔들리기보다는 촬영 중인 신에 집중했다"라고 답했다.
평소에는 작품에 대한 반응을 살폈는지 묻자 김동준은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하는 것 자체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와 역사, 인물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감사한 일이다"라며 날 선 반응들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역사, 내가 공부한 역사에 이러한 장면이 있기 때문에 기대가 있고, 더 보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이라 애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작품을 마치며 스스로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지 묻자 김동준은 "저한테는 점수를 못 주겠다. 이 신을 이렇게 촬영했으면 어땠을까, 어떤 모습이 담겼을까 같은 것이 고민으로 남아있다"라며 "사실 선배님들께 여러 질문을 던졌고 많이 배웠기 때문에 이런 고민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알려주셨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생각이 더욱 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차기작 등 활동 계획을 묻자 김동준은 아직까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현종으로 살았으니 다른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흔히 말하는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게 지금의 계획이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계획도 마찬가지다. 매번 다른 인물로서 찾아뵙는 것이 연기를 하며 이뤄가야 할 목적지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