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본사 전경
홈앤쇼핑이 희망퇴직 단행에 앞서 실행한 조직개편이 논란이다. 팀을 축소 및 폐쇄하며 직무와 관련 없는 자리로 배치, 스스로 관두게 압박하는 등 경영진의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평생 헌신한 직원들을 내쫒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새로 설치하는 등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구조조정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
14일 제보자들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지난달 27일 변경된 조직개편안을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기존 39개팀을 26개팀으로 축소하고, 직무와 연관없는 직원 약 30여명을 IT전략본부로 배치했다. 신규 채용한 라이브커머스팀은 폐쇄됐다.
IT전략본부로 배치된 직원들 /제보자 제공
사측은 업무효율 제고와 조직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퇴직 종용을 위한 절차라는 전언이다.
홈앤쇼핑 A 직원은 "현재 IT팀으로 전배된 인원은 회사 시스템 접속 권한이 일부 막힌상태"라고 말했다.
홈앤쇼핑 B 직원은 "보직 해제 및 직무 연관성 없는 발령으로 자연스레 인력 감축을 기대하고 있는 일련의 행보가 무책임하고 직원들은 소모품 정도로 여기는행태"라고 전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경영개선TF팀에서 진두지휘했다. 외부 출신 임원과 HR팀원으로 구성된 TF팀은 지난달 1일 경영부문 개선을 위해 신설됐다. 현재는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과정 전반을 이끌고 있다.
홈앤쇼핑 C 직원은 "조직개편 이후 팀장에서 보직 해제된 인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구조조정 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개선TF팀을 설치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한 홈앤쇼핑 /제보자 제공
내부에선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 고배당을 유지키 위해 인건비 감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홈앤쇼핑 D 직원은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하며 팀 통폐합으로 개선되는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며 "경영진이 잘못한 것을 직원들에게 덮어 씌우려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의 악행"이라고 주장했다.
홈앤쇼핑은 지난 2020년 4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올핸 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홈앤쇼핑 주요배당지표 /전자공시 갈무리
한편 홈앤쇼핑은 만 51세 이상 근로자와 차장·부장 직급에 해당하는 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본급 18개월치를 지급하고 만 10년 이상 근속 시 기준월봉 6개월분을, 만 5년 이상 근속 시에는 기준월봉에 3개월분을 추가 지급한다. 여기에 자녀당 5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신청기한은 3월 11일까지 였다. 희망퇴직 접수 후 퇴직일자는 이달 31일이다.
홈앤쇼핑 측은 "소비침체로 홈쇼핑 업계가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앞으로의 경영 및 조직 개선에 앞서 올해 한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