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 중 상당수 '저숙련 인력'
소통·품질·안전에 차질…기술경쟁력 저하 우려
조선 3사, 현지 생활 적응과 한국어 교육, 통·번역 등 노력
조선소에서 한 근로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뉴스1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던 조선업계에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품질 및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단기간에 1만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투입되면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등 품질과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조선업 지원 정책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조선업에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는 1만2000여명이다. 올해 5000명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는 이유는 조선업계에 오래도록 지속된 불황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10년가량 지속된 불황으로 생산직 근로자가 대거 이탈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는 2015년 조선업 종사자 수가 8만명을 웃돌았으나, 2022년 4만명대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임시방편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투입됐으나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 비중으로 인해 생산 현장에서의 소통과 품질 등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업으로 배치된 외국인 근로자 중 상당수는 저숙련인력(E-9) 비자를 받고 입국했다.
조선업 전문가는 "외국인 근로자를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중심으로 가기는 어렵다"며 "20%대로 활용은 가능하지만 이 비중보다 높아지면 생산관리, 안전관리에서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본은 한국보다 높은 비중으로 외국인을 활용했는데 오히려 쇠퇴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국 조선업이 전반적인 생산 관리를 잘하며 이것이 기술 경쟁력인데 외국인 고용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사라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용접 기초품질 준수 10대 항목 픽토그램./한화오션 제공
조선 3사는 단기적으로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의 현지 적응과 생산 능력을 높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외국인 근로자 생활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사내 협력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를 추가 개소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맞춤형 안전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전문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소통에 힘쓰고 있다. 한화오션은 용접 기초품질 준수 10대 항목을 그림으로 제작해 사내에 배포했으며, 안전 관련 경영방침을 7개국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마트 야드 구축을 통한 신체 부담 작업을 줄이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 현실에서는 필요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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