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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심' 따뜻한 도그 액츄얼리, '도그 데이즈'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4.02.07 00:01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고민상(유해진)의 하루는 짜증으로 시작된다. 1층에 세를 준 동물병원 원장 진영(김서형) 때문에 개똥을 또 밟았다. 그렇게 화를 내며 시작된 아침, 도로에서 길거리에서 반려견 스팅을 태운 현(이현우), 아이 지유(윤채나)를 태우고 아내 정아(김윤진)에게 향하는 선용(정성화), 그리고 완다와 산책 중인 민서(윤여정)과 라이더 진우(탕준상) 등과 마주친다. 그렇게 우연히 스쳐 지나간 이들이 바로 ‘도그 데이즈’를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진심을 담은 이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스치듯 우연처럼 시작된다. 우리 삶의 바로 옆자리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떠올랐다. 작은 인연의 연결고리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러브 액츄얼리’라면, 강아지(도그,dog)로 연결된 이들이 진심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도그 데이즈‘다.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반려견을 키우는 동물병원 단골손님 민서를 리조트 프로젝트에 모시기 위해 원장 진영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는 민상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지유를 입양한 선용과 정아 부부, 진영의 도움으로 반려견 완다를 찾는 민서, 그리고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떠난 여자 친구(김고은)의 반려견 스팅을 맡게 된 초보 견주 현과 여자 친구의 전 남자친구 다니엘의 이야기가 함께 이어진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큰 줄기에 작은 이야기들이 함께 전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그러면서도 중심에 반려견을 가족으로 배치했다. 그 지점이 한국 영화에서 반려견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이다. 그래서 인물들의 진심이 더욱 따뜻하게 전달된다. 심지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반려견 안락사, 입양 가정 등에 대한 화두 역시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화두로 따뜻하게 다가선다. 더불어 세대 간의 갈등 역시 “넌 늙어본 적이 없지만, 난 젊어 본 적이 있잖니”라는 윤여정의 사려깊은 목소리 속에 가슴에 따스하게 남는다.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라 관객마다 마음에 담길 각각의 이야기가 다를 거다. 누군가는 윤여정과 탕준상의 대화가, 또 다른 누군가는 엄마의 손을 잡는 지유의 작은 손에,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현의 품에 파고드는 스팅의 모습에 마음이 열릴지 모르겠다. 80대의 윤여정부터 5살 지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이는 연기구멍 없는 배우들로 인해 가능하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도그데이즈'는 김덕민 감독의 첫 작품이다. 김덕민 감독은 배우 윤여정이 “나보다 인품이 훌륭해”라고 표현한 감독이기도 했다. 무려 19년 동안 조감독 생활을 통해 현장에서 “기다림”이라는 것을 배운 감독은 자신이 진두지휘한 현장에서 이를 실천했다. 덕분에 강아지들은 ‘연기’를 강요당하지 않았고, 살아있는 표정이 담겼다. ‘도그 데이즈’의 중심이 되는 강아지들의 행복은 이야기의 중심축을 더욱 단단하게 해줬다.

따뜻한 이야기다. 설 연휴 가족과 보기에 우려되는 장면이 단 한 장면도 없다. 다만 그렇기에 자연스러운 눈물이 흐를 수도 있다. 설 연휴, 가족과 ‘도그 데이즈’ 한 편은 어떨까. 2월 7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120분.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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