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발 가격 인하 경쟁…테슬라·폭스바겐·현대차 가세
EV3·캐스퍼 EV·ID.2 등 보급형 전기차 출시 대기
"품질·가격 동시에 갖춘 업체만 살아남을 것"
BYD 아토3./BYD 제공
올해 보조금 축소에 따른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예측되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과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연초부터 전기차 가격을 내리자 업계에서도 잇따라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게다가 저가형 배터리를 탑재한 가성비 전기차 출시까지 더해지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한 BYD는 최근 독일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15%까지 내렸다. 독일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중단을 결정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BYD 주력 차종인 아토3의 가격은 4만유로(약 5800만원)까지 낮아졌다.
이에 테슬라는 중국에 이어 독일·프랑스·덴마크 등 유럽 전역에서 가격을 인하하며 맞대응했다. 독일에서는 모델Y 가격을 최대 9% 낮췄으며, 프랑스는 6.7%, 덴마크는 10.8%까지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1·2위 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내리자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도 생존을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폭스바겐은 유럽에서 전기차 ID 시리즈 출고가를 최대 30%가량 인하했다.
현대자동차는 올 초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할인해서 판매한다. 미국 IRA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자 동일한 금액을 자체적으로 할인해 주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코나만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등 판매 난항이 예상되자 추가 할인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 EV3 콘셉트./기아 제공
가격 인하와 더불어 보급형 전기차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볼보는 지난해 6월 밀라노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을 선보였다. 국내에는 보조금 100%를 확보할 수 있는 가격인 4000만원대로 시작한다. 기아는 올 상반기에 보급형 전기차 EV3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4000만원가량으로 예상되며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을 시 3000만원대로 구입 가능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EV4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대기하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저가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해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폭스바겐 ID.2, 쉐보레 이쿼녹스 EV, 르노 5 EV 등도 2년 내외로 출시될 예정이다.
전기차 과도기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 있는 대규모 판매망을 갖추거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시기가 '옥석'을 가리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반값 전기차를 무작정 따라가면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며 "3~4년 동안은 하이브리드차가 대세겠지만 내연기관차로의 회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전기차의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갖춘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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