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말레이시아 방문…삼성 아세안 전략 전검·임직원 격려 전망
이 회장 올해 리스크 극복 경영 집중 전망…26일 선고공판 결과 관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에서 갑진년(甲辰年) 글로벌 경영의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로 날아가 삼성의 아세안 시장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관계사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음달 초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지에 있는 삼성 관계사들과 파트너사들에게 이 회장 방문 일정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은 이 회장이 지속해온 명절 해외 현장 경영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설·추석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미팅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국'을 찾은 바 있다.
다음달 이 회장이 방문하는 말레이시아는 삼성 관계사들의 활발한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찾는 등 신흥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제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곳은 원형 배터리가 주로 생산될 예정으로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부에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축물인 말레이시아 메르데카118 빌딩 공사를 마무리 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현지에서 대형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를 찾아 경영진과 삼성의 아세안 시장 사업 전략 고도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약 6억7000만명의 아세안 역내 인구는 오는 2050년 8억명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평균 연령도 30세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정관계 인사들과 회동은 물론, 삼성의 사업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0일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기술 개발 현황과 미래 사업전략을 점검하며 올해 첫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이 회장은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펴 보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은 올해 더 활발한 대내외 경영 활동에 매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 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오는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선고공판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경영 행보가 급변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과 삼성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을 것"이라며 "재판부 판단이 삼성의 경영 환경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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