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석화업계 업황 '흐림'…신사업 중심 실적 개선 절실
신학철, 올해 '실행의 해' 선포…수익성 창출 강화
이훈기, 롯데그룹 신사업 주도한 전문가…체질개선 가속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각사 제공
"이제는 우리가 세운 방향성에 맞게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격변하는 경영 환경을 차별화의 기회로 지속 활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을 예고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석유화학업계에서 실행력을 강조한 것은 신학철 부회장뿐이 아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과 실행을 원동력으로 지속가능성 제고와 성장을 위한 변화와 도약을 이끌어내자"고 강조했다.
두 최고경영자(CEO)가 실행력을 강조하게 된 것은 올해 업황이 여전히 흐리다는 전망 속에서 실적 개선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석화업계는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석화업계는 흐림이 예보됐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 지속에 따른 여파다.
석화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격변하면서 업계는 지금의 하락세를 단순한 다운사이클(침체기)로만 보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석화기업에게 신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은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 할 수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LG화학 제공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이 CEO 자리에 앉은 후 전통 석화기업에서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으로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을 내세웠다.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 구상을 끝마친 신 부회장은 올해를 '실행의 해'로 선포하고 사업 가치 극대화를 주문했다.
신 부회장은 ▲내부 자산 효율성 증대 지속 추진 ▲유·무형 자원 투입이 필요한 모든 부분의 우선순위화 ▲비즈니스의 근본 경쟁력 강화 ▲3대 신성장동력 추진 가속화 ▲ESG 경쟁력 지속 강화 ▲글로벌 사업자가 되기 위한 운영 역량 강화 등 6개의 핵심 과제를 제시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그가 실행력을 강조하며 수익성 창출에 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실적 회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 부회장은 세대교체가 적극 단행된 2024년 LG그룹 연말 인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50년대생 CEO다. 그는 2018년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지휘봉을 잡으며 직접 설득해 영입한 인재로,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 인사 출신 CEO이기도 하다.
LG화학의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성과주의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이번 인사에서 신 부회장이 자리를 지킨 것은 그만큼 구 회장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실적 회복과 신사업에서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한창인 중대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그룹의 미래사업 비중이 화학으로 옮겨가면서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이 시점에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았던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하고, 이훈기 사장이 부임했다. 이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을 때부터 신 회장을 보필해왔다. 이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의 신사업을 주도해온 전문가다.
이 사장이 총괄대표로 임명된 것도 석화사업에서 신사업을 통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 화학군은 이 사장의 지휘 하에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체질개선을 서두를 방침이다.
이 사장은 신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시의적절한 투자와 실행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회사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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