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극대화하는 선별 수주 전략 펼쳐
올해 수주 목표액 하향…"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
HD한국조선해양, 올해 영업익 1조 클럽 복귀 가능성↑
현대미포조선의 액화 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HD현대 제공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3사가 지난해 3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을 이루며 11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0년가량 지속된 불황을 지나고 맞이한 수주 훈풍에 따라 조선 3사가 일제히 기지개를 켰다. 지난해 1분기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까지 차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노사가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안 된다는 의견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타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전면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며 가결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일찍이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의 약 141.9%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조원 규모의 FLNG 1기 수주를 끝으로 지난해 누계 실적 83억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목표 95억달러의 87%를 달성했다. 한화오션 또한 40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액 69억8000만달러의 57.3%에 그쳤다.
양사는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해 수주 목표액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세운 목표이며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 목표액과 상관없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연간 수주 목표도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올해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지만 이미 3년 치 이상의 넉넉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의 수익성에는 지장이 없다는 평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선박 발주량은 2900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3850만CGT) 대비 24.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조선 3사의 입장에서는 전체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큰 고민이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하고 있어 일찍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경쟁력으로도 앞서있는 조선 3사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추진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한화오션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14% 줄어든 135억달러로 잡았다.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도크가 가득 찬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주를 늘리는 것보다 현재 확보한 일감을 납기일에 맞춰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목표치를 낮춰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수주 목표액 하향 조정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현대 등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낮춰서 잡은 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선별 수주 전략 강화는 업종 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매출의 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는 올해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 구간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조2469억원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69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오션은 3964억원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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